공군 전투장비 허위정비… 240억 빼 먹은 방산업체

입력 2012-04-30 19:16

공군 전투장비 분야 정비업체들이 허위정비를 통해 정비대금을 착복하는가 하면, 이를 감시해야 할 군 기술검사관은 업체들로부터 뇌물을 받고 이를 눈감아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2011년 11월부터 2012년 1월까지 ‘방산원가분야 기동점검’을 실시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적발했다고 30일 밝혔다. 감사원은 2010년 4월 해군 링스헬기 추락사고 이후 첨단 공중전투장비의 유지보수 강화와 방산비리 척결을 위해 무기류 정비에 대한 감사를 실시해왔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공군 방위산업체 블루니어는 위장 수출입과 허위세금계산서 발급 등의 수법으로 정비대금 240억8000만원을 과다 수령했다. 이 회사는 2006년부터 2011년 9월까지 방위사업청 및 공군 군수사령부와 공군 전투장비 부품 2092개에 대한 정비계약을 체결했으며, 멀쩡한 부품을 결함이 있는 것처럼 속여 신품으로 교체했다.

특히 KF-16 전투기의 주요 부품인 다운컨버터(주파수 변환기)의 경우 수입 폐자재를 수출한 뒤 다시 수입하는 수법으로 170억여원의 허위 수입신고필증을 교부받았다. 또 실제 구입하지 않은 부품 3만여개를 구입한 것처럼 꾸며 79억여원어치 세금계산서를 만들기도 했다. 정비대금으로 받아 챙긴 240억8000만원 중 211억1000만원은 허위 세금계산서 등을 발급한 공모자들에게 지급됐고 나머지는 대표이사 A씨의 비자금 조성과 아파트 구입 등에 쓰였다.

이 과정에서 부품 기술검사 업무를 담당한 공군 군수사령부 준위 B씨는 A씨로부터 5000만원을 받고 허위로 작성된 기술검사 서류를 승인해줬다.

감사원은 방위사업청장과 공군 군수사령관에게 이 회사로부터 가산금 215억여원을 포함한 부당이득금 451억여원을 회수토록 통보하고 A씨 등 2명에 대해서는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공군 군수사령관에게는 부정한 돈을 받은 B씨의 파면을 요구했다.

감사원은 또 이 회사 외에 다른 회사 3곳도 민수품 구매를 군수품 구매로 속이고 실제 구입하지 않은 부품을 구입한 것처럼 서류를 허위 작성하는 수법으로 14억2000만원을 챙겼다고 밝혔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