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경찰청장 “모든 국민들 등 돌려도 MB에 감사하고 존경”
입력 2012-04-30 19:14
조현오 경찰청장이 30일 서울 미근동 경찰청 대강당에서 이임식을 가졌다. 경기도 수원 20대 여성 납치·살해사건 책임을 지고 사퇴한 조 청장은 2010년 8월 부임했다.
조 청장은 이임사 낭독에 앞서 “대통령 아니었으면 제가 어떻게 청장이 됐겠는가”라며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등을 돌리더라도 대통령께 감사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어 “수원 여성 납치·살해사건과 성매매 업소 유착비리로 경찰에 대해 크게 실망하고 분노했을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조 청장은 “곪은 상처를 도려내고 치유하지 못한 잘못과 책임을 통감한다”며 “경찰은 주체성과 정체성을 확립해 명실상부한 안전과 인권의 수호자로 우뚝 서야 한다”고 말했다. 수사권 독립에 대한 염원을 다시 강조한 것이다.
그는 또 “편법과 반칙에는 엄정히 맞서되 다양한 목소리가 법질서의 틀에서 공존하도록 갈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해 우리 사회의 신뢰를 높이는 데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조 청장은 “수사구조 개혁은 사법정의 실현을 열망하는 국민 입장에서도 꼭 해결해야 될 과제로 법 집행과 인권가치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임식은 경찰청 지휘부와 지방경찰청장 등 4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경찰활동을 담은 동영상 상영, 송별사 및 연주, 기념촬영 등으로 1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조 청장은 이임사를 낭독하는 동안 수차례 목이 메여 말을 잇지 못했으며 10여 차례 박수를 받았다. 내부 전산망 추첨을 통해 이임식에 참석한 경찰관 100여명은 ‘경찰은 수사, 검사는 기소’라고 적은 대형 플래카드를 펼치기도 했다.
부산 출신인 조 청장은 외무고시 15회 출신으로 외무부에서 근무하다 1990년 36세에 경찰에 입문, 부산지방경찰청장, 경기지방경찰청장, 서울지방경찰청장 등을 역임했다.
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