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수교 55주년 ‘터키 문명, 이스탄불의 황제들’ … 5000년 터키 역사의 자취를 만난다
입력 2012-04-30 21:45
터키는 유럽과 아시아의 접경 지역으로 고대부터 찬란한 문명을 꽃피웠다. 기원전 3000년 아나톨리아 시대부터 19세기 오스만 제국까지 터키 5000년 역사의 전반을 살펴볼 수 있는 유물 187점이 한국에 왔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은 한국·터키 수교 55주년을 기념하는 기획전 ‘터키 문명, 이스탄불의 황제들’을 30일 개막했다.
9월 2일까지 계속되는 전시는 2008년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 2009년 ‘파라오와 미라’에 이어 세계문명 기획전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유물은 터키 앙카라 소재 아나톨리아문명박물관, 이스탄불고고학박물관, 터키이슬람미술관, 톱카프궁박물관 등 4개의 박물관 소장 문화재 가운데 엄선한 것이다. 터키의 문화유산을 조망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전시다.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됐다. 1부 ‘고대 문명과 히타이트 제국’에서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황금의 손’을 가진 미다스 왕 시절에 만들어진 청동 물병을 비롯해 트로이 목마로 멸망한 트로이 시대의 금 귀걸이와 철제 무기, 강성했던 히타이트 제국 하투실리 1세의 문서 등을 선보인다.
2부 ‘알렉산드로스와 헬레니즘 세계’에서는 기원전 3세기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두상이 출품된다. 사자 갈기처럼 휘날리는 머리카락과 명암을 강조하는 조각 기법은 헬레니즘 시기 조각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소실된 이마 윗부분은 왕관이나 투구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3부 ‘콘스탄티누스와 동로마 제국’에서는 콘스탄티누스 대제(재위 306∼337)가 콘스탄티노플(현재 이스탄불)을 건립하고, 초기 기독교 문화가 발전했던 시기의 문물을 다루고 있다. 동로마 제국의 비잔틴 양식 메달과 성물,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얼굴 조각상 등이 전시된다.
4부 ‘오스만의 황제, 술탄’에서는 세계를 제패했던 오스만(1299∼1922) 제국의 절대 권력자였던 술탄 황제의 위상을 보여주는 문화재가 소개된다. 술탄 쉴레이만 1세의 칼, 은으로 만든 주전자와 커피 잔 받침, 각종 보석 장미꽃 무늬가 손잡이에 달려 있는 수정 국자 등이 화려했던 시절을 대변한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