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시티 로비 수사] 이동조 회장, 포항 출신 마당발 사업가… 박영준이 “형님”
입력 2012-04-30 19:12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과 수상한 돈거래를 한 흔적이 포착된 이동조(59·사진) 제이엔테크 회장은 현 정부 들어 승승장구한 경북 포항 출신의 중견사업가다.
기계설비업체인 제이엔테크는 2006년과 2007년 매출이 각각 25억원, 27억원이었으나 현 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 100여억원, 2010년 226억원으로 8배 이상 급증했다. 주 고객은 포스코와 계열사로 전체 매출의 4분의 3을 포스코그룹에서 올렸다.
이 회장은 포항고 총동창회장, 프로축구팀 포항스틸러스 후원회장을 역임하고 지난해 포항에서 열린 세계용무도대회 조직위원장을 맡는 등 지역에서는 마당발로 통한다. 2000년부터는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의 포항남 지역구에서 지구당 중앙위원을 맡았다. 그는 이 과정에서 이 의원의 보좌관이었던 박 전 차관과 친분을 쌓았다. 박 전 차관은 이 회장을 ‘형님’이라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에서는 지역 정치인과 기업인이 포스코 납품권을 매개로 밀접하게 유착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박 전 차관이 이 회장으로부터 재정적 후원을 받고, 포스코 납품 편의를 봐준 것 아니냐는 설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 전 차관이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으로 있던 2009년 포스코 회장 선임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을 때, 포항지역에서는 이 회장 등 박 전 차관과 가까운 인사들도 관여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검찰은 선을 긋고 있지만 이 회장에 대한 압수수색과 계좌추적 과정에서 제3의 검은 돈이 드러날 경우 납품비리나 불법 정치자금 같은 또 다른 의혹으로 수사가 확대될 수도 있다.
송세영 기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