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순례자] (33) 산마루에 앉아
입력 2012-04-30 18:28
산마루에 앉아
붉은 노을 바라보며
한숨 쉬어갑니다.
가고 또 가고
넘고 또 넘은 순례의 고갯길
지치고 피곤한 몸과 영혼
잠시 쉼을 얻습니다.
주님과 함께라면
그림 같은 산마루에서
노을 바라보며 풀밭에 누워
잠드는 것도 좋겠습니다.
노을의 아름다움은 잠시뿐
풀밭의 편안함도 잠시뿐
어둠이 밀려오고
서늘한 기운이 너를 감쌀 것이다.
노을의 아름다움에 취하지 말라
풀밭의 편안함에 취하지 말라
보이는 것은 순간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니라(고후 4:18).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내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라(롬 12:2).
이 세대는 노을의 아름다움과
풀밭의 안락함으로
사람들을 취하게 하는구나.
어두운 밤이
밀려오기 전에
너는 너의 길을 재촉하라
쉬다가 아주 잠들지 말라.
너희는 어두움에 있지
아니하며 그 날이 도적같이
임하지 못하게 하라
오직 깨어 근신하라(살전 5:4,6).
너희는 밤에 속한 자가 아니요
낮에 속한 자니 근신하여
믿음과 사랑의 흉배를 붙이고
구원의 소망의 투구를 쓰라(살전 5:8).
저 붉은 여우를 조심하여라
네가 이 산마루 풀밭에 누워
아름다운 노을을 보며
잠들기를 기다리고 있구나.
그림·글=홍혁기 목사 (천안 낮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