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의 시편] 산당 신앙을 배격하라

입력 2012-04-30 18:27


산당은 고대 근동의 고산숭배 사상 때문에 생겨났다. 그 당시 이방 민족들은 신들이 높은 산위에 임재 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그 곳에 제단을 쌓아놓고 제사를 드렸다. 믿음의 족장들도 이런 문화 속에 살았기 때문에 산당에서 제사를 드리기도 했다. 물론 장소는 같았지만 섬김의 대상은 달랐다. 이방인들은 고대의 신화 속에 나오는 우상들을 섬겼지만 믿음의 족장들은 천지를 창조하신 여호와 하나님만을 섬긴 것이다.

그러므로 족장들의 제사는 단순히 하나님만 섬기는 것이 아니라 선교적, 선포적 의미가 있었다. 하나님만이 천지를 창조하시며 유일하실 뿐만 아니라 오직 그 분만이 말씀의 계시를 주셨고 구원의 소망을 주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선포하는 성격이 있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성막과 성전이 지어 진 후 부터는 산당 제사를 금하셨다. 설사 그들이 산당에서 여호와 하나님께 제사를 드린다 하더라도 그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한 하나님을, 한 백성이, 한 장소에서 섬기는 거룩한 공동체 신앙을 원하셨기 때문이다. 즉 그들이 한 하나님 안에서 거룩한 신정주의 공동체를 이루도록 하기 위해서 산당 신앙을 배격하게 하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산당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데 산당 신앙의 이면에는 삐딱한 꼼수적인 신앙이 숨겨져 있었다. 그래서 우리가 구태여 예루살렘 성전으로 가서만 예배를 드려야 하냐면서 가까운 산당에 가서 제사를 드린 것이다. 이것은 개인주의적, 이기주의적 신앙, 곧 기존 교회에 대한 안티적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하나님은 공동체 신앙을 병들게 하는 산당을 다 훼파해 버리기를 원하셨다. 그러나 그 당시 여호와 보시기에 정직한 왕들도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산당을 훼파하지 못했다. 오직 아사와 히스기야, 요시아왕만이 산당을 배격하고 훼파했다. 오늘날도 한국교회가 공동체 신앙을 거부하고 산당 신앙, 즉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적 신앙으로 발전하고 있다. 또한 영적 지도자들에게도 산당 신앙의 욕망이 꿈틀거리고 있다. 그래서 하나님과 교회 공동체도 나의 편리와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착각한다. 그러다보니까 내가 몸 된 교회와 거룩한 공동체를 위해 희생하고 섬기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가 몸 된 교회와 공동체를 밟고 일어나려 한다.

이처럼 개인의 명예와 교권을 우선하다 보니까 교회와 교계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어떤 기관장이 되는 목적도 먼저 희생하고 섬기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명예와 기득권을 차지하려 한다. 그래서 서로 공격하고 정죄하며 피튀기는 혈전을 하기도 한다. 물론 나름대로는 하나님을 위하고 섬기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오늘날 현대판 산당 신앙에 불과하다. 하나님의 교회와 공동체가 파괴된다면, 그까짓 개인의 명예와 기득권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제 산당 신앙을 버리자. 이 시대의 아사와 히스기야, 요시아가 되어 산당을 훼파해 버리자. 그래야만 한국교회는 다시 거룩한 신정주의 공동체 회복을 위한 비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을 것이다.

<용인 새에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