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자 없는 이상한 당권 경쟁… 새누리, 전대 2주 앞두고 나서겠다는 후보자 없어

입력 2012-04-30 18:49

새누리당 당권 경쟁이 개점휴업 상태다. 당 대표를 비롯한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5월 15일)가 2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지금까지 경선에 나서겠다는 후보가 단 1명도 없다. 후보 등록일은 오는 4일부터다.

새로 선출될 지도부는 당내 대선후보 경선과 12월 대선을 이끌고 가야 할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또 대선 이후 일정 기간 동안 정치적 관리 능력도 필요하다. 하지만 당내는 조용하다. 과거 전대 상황이라면 지금쯤 중진 대부분이 ‘내가 적격자’라며 뛰어들어 복잡한 당내 구도가 돼야 할 시점이다.

새누리당이 이같이 조용한 것은 모두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눈치만 살피기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당내 분란 조짐에 대한 박 위원장의 경고 발언이 있자 당권 경쟁은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이후 친박(親朴) 내부에서는 당권과 관련된 얘기는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를 거론하는 자체가 ‘항명’ 비슷한 분위기가 돼버렸다. 쇄신파나 친이(親李) 등 비박(非朴) 그룹에서는 내부적 논의만 오고갈 뿐이다.

당내에서는 박 위원장의 경고 발언에 대해 너무 과잉 반응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들도 있다. 당 관계자는 30일 “말 한마디에 당권 경쟁이 쑥 들어갔는데, 당이 건강치 못한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도권 대표론이 여전히 힘을 받고 있는 가운데 친박 성향의 황우여 원내대표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그의 원내대표 임기는 오는 5일까지다. 남경필 의원은 2일 쇄신파 의원들과의 모임을 가진 뒤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19대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원외 중진들도 대표 후보감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친박이지만 당 안팎을 아우를 수 있는 중량감을 갖고 있는 홍사덕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불출마 선언으로 낙천 의원들의 무소속 출마를 막아 총선 승리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김무성 의원도 의원들 사이에서 비중 있게 논의되고 있다. 당권 경쟁 구도는 각 계파별로 물밑에서 일정한 논의를 거친 뒤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 초에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명호기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