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출마 선언 다음날부터 활발한 행보… YS·정진석 추기경 예방

입력 2012-04-30 18:49

전날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새누리당 정몽준 전 대표가 30일 곧바로 활발한 대권 행보를 시작했다.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이며 김영삼 전 대통령과 정진석 추기경을 찾아 “2002년 때보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단단한 각오를 밝힌 것이다.

정 전 대표는 오전 김 전 대통령의 상도동 자택을 찾아가 대선 출마를 결심한 배경을 설명하고 조언을 구했다. 김 전 대통령은 “7선 의원으로 국제적으로 경험도 많고 자랑스럽다”며 “자신을 갖고 당당히 해 달라”고 격려했다. 정 전 대표는 방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YS(김 전 대통령) 건강과 안보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앞서 그는 서울 명동성당으로 정 추기경을 예방했다. 정 전 대표가 “2002년엔 출마했지만 잘 안 됐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하자 정 추기경은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니 좋은 사람을 많이 찾아서 (중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정 전 대표는 정치·종교계 원로들을 추가로 방문한 뒤 금주 안에 버스 편으로 광주, 전남 목포·여수, 경남 마산, 부산 등지를 찾는 ‘민심 투어’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정 전 대표에 앞서 출마를 발표한 김문수 경기지사는 또다시 대선 전략 등을 담은 경기도청 문건이 발견돼 ‘관권 개입’ 논란에 휩싸였다. 경기도청 5급 공무원이 작성한 문건은 김 지사가 대선에 도전해야 할 당위성과 선거 전략 등을 담고 있다.

문건에는 “박근혜의 비전과 리더십으로는 안 된다. 스스로 내가 박근혜보다 잘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도전해야 한다. 당내 지지 세력이 미미할수록 의지를 일찍 밝히고 노무현처럼 해야지…”라고 적혀 있다. 또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비교하는 대목에는 “김문수의 최대 자산은 삶의 궤적이다. 절대 유리한 점”이라는 내용과 “시골에선 박근혜 인기가 하늘을 찌르지만 일대일 승부하면 호남이나 부산에선 박빙 승부”라는 대목도 눈에 띈다.

이에 대해 경기도는 “이 직원이 총선 후 여론을 청취해 김 지사에게 편지를 쓰기 위해 작성했지만, 내용이 치우친 것 같아 보내지 않고 보관만 해오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