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총장 미얀마 전격방문…수치 면담·의회 연설
입력 2012-04-30 00:31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9일 민주화 조치 등 개혁 작업이 한창인 미얀마를 방문했다. 반 총장의 미얀마 방문은 2009년 이후 3년만이다. 특히 당시 군부정권의 반대로 접근조차 거절당했던 아웅 산 수치 여사를 이번에 단독 면담하고, 의회연설도 예정돼 있어 그가 최근 미얀마의 개혁조치에 어떤 평가를 내릴지 주목된다.
BBC 방송과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반 총장은 29일 아침 뉴욕을 출발해 이날 오후 늦게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 도착했다.
반 총장은 출발 직전 뉴욕에서 기자들에게 “미얀마가 다시 세상에 문을 열고 있다”면서도 “새로운 출발이 아직은 깨지기 쉬운 상태”라고 말했다. 테인 세인 대통령 정부의 민주화 조치를 평가하면서도 아직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으로, 이번 방문에서 더욱 확실한 개혁 조치를 내놓도록 압박할 것임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반 총장은 30일엔 테인 세인 대통령과 회담한 뒤 미얀마 의회에서 연설한다. 미얀마 의회에서 연설하는 외국 또는 국제기구 지도자는 반 총장이 처음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역사적인 연설에 수치 여사는 참석하지 않는다. 최근 헌법을 준수하라는 의원 취임선서 내용에 불만을 품고 등원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반 총장은 대신 1일 옛 수도 양곤에서 수치 여사와 단독 면담할 예정이다. 또 1961년부터 10년간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고(故) 우 탄트의 묘소도 참배한다. 반 총장은 우 탄트에 이어 첫 아시아인 유엔 총장이 됐다.
반 총장은 세계 최대 아편 생산지인 북부지역의 샨 주를 찾아 유엔차원에서 착수한 마약재배 근절 프로그램도 점검한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