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軍, 긴급 경계태세 돌입… “北 핵실험 준비 끝 정치적 판단만 남아”

입력 2012-04-29 19:20

우리 정부와 군이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대비해 ‘긴급 경계태세’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관계자는 29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핵실험에 대비한 긴급조치 A형 매뉴얼에 따라 비상조치반을 지난 27일 가동하고 함북 길주군 풍계리 핵 실험장 주변 움직임을 면밀히 감시 중”이라며 “비상조치반은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주요 실무자를 중심으로 구성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비상조치반 가동과 함께 핵실험을 가정한 시뮬레이션을 실시했으며,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현황도 다시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번 핵실험에 HEU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정부가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은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모두 마치고 시기와 관련한 정치적 판단만 남겨 놓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핵실험 수치 계측 장비도 풍계리에 설치돼 있으며 실험 관련 케이블 설치도 완료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핵실험 준비가 다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AP통신은 풍계리에서 핵실험용 갱도 굴착과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탄광차 행렬 등이 담긴 사진들을 27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가 제공한 상업용 위성사진들로 3월 8일부터 4월 18일 사이에 촬영됐다. 분석 결과, 현장에서 8000㎥의 토사가 나왔으며 탄광차는 이 토사를 운반하기 위해 동원된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 군 관계자는 “8000㎥의 토사는 갱도 한 군데에서 나온 것으로 보기에는 상당히 많은 양”이라며 “이번 핵실험 규모가 이전보다 훨씬 크거나, 또 다른 갱도를 조성해 연속적으로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곳에서 2006년과 2009년 두 차례 핵실험을 실시한 바 있다. 한미연구소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38 North)’ 편집자인 조엘 위트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진들은 북한이 수개월에 걸쳐 핵실험 준비를 해왔음을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이동훈 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