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기로에 선 미·중관계] ‘美 전략요충지’ 남태평양 파고드는 중국
입력 2012-04-29 19:08
미국이 동남아국가 및 호주 등과 중국을 겨냥해 서태평양 지역 안보 강화를 모색하는 사이 중국은 통가 등 남태평양 지역을 공략하고 있다.
이 지역은 해양자원이나 군사적 측면에서 미국에 전략적 요충지로 불려왔으나 중국이 이들 섬나라들의 빈약한 경제사정을 이용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동남아와 아프리카 지역에서 각종 사회간접자본과 재정을 지원하는 방식을 이 지역에서 그대로 재현하고 있는 것이다.
28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대외원조국(USAID)을 통한 재정지원액은 2010년 현재 2억 달러로 5년 전에 비해 3분의 1가량 늘었다. 그러나 호주 싱크탱크 로우이 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의 2009년 이 지역 지원액은 미국의 3배인 6억 달러나 된다. 2005년 2320만 달러에서 26배나 늘어난 셈이다.
인구 10여만명에 불과한 통가의 경우 대외부채의 62%를 중국에 지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로는 26%나 된다. 2006년 민주화시위와 폭동으로 피폐해진 통가 정부는 중국에 손을 벌리기 시작한 것이 빚더미에 앉게 된 원인이 됐다. 어업과 바닐라 등 농업작물 재배가 고작인 통가는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 해도 먹고살 일자리가 빈약한 탓에 계속 중국 지원에 얽매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CNN은 분석했다.
인근 섬나라들도 통가와 처지가 비슷하다. 사모아의 대외부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2%나 되는데 12%를 중국에 빚지고 있다. GDP의 19%가 대외부채인 쿡아일랜드는 4%가 대중국 채무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