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기로에 선 미·중관계] 중국 정계 또 요동치나… 원 총리 정치개혁 탄력 붙을 듯
입력 2012-04-29 19:08
천광청, 저우융캉 무자비한 인권탄압 공개 비판
인권변호사 천광청(陳光誠)은 저우융캉(周永康)이 이끄는 중앙정법위의 무자비한 인권 탄압 행위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에게 이러한 범죄 행위를 법에 따라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천광청은 가택연금 상태에서 탈출한 뒤인 지난 27일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에서 정법위에 대해 “법도 없고 하늘도 없다”면서 자신에 대한 폭행은 지난 수년 동안 지속됐다고 폭로했다. 그는 이어 원 총리에게 “지방 당위원회 관리가 법을 어기고 기율을 어지럽히는 것은 그들 멋대로 하는 것인가, 아니면 중앙이 시킨 것인가”라고 반문하면서 빠른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올 가을 제18차 당 대회를 앞둔 만큼 ‘보시라이 사건’을 수습 국면으로 끌고 가려던 당 지도부가 또 다시 난국에 처하게 됐다. 무엇보다도 천광청이 미국 대사관으로 피신한 만큼 이번 일은 중국 국내 문제에 국한될 수 없는 상황이이서 지도부의 고민은 그만큼 깊어지고 있다.
미 의회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가 지난 27일 천광청 사건을 보고받은 직후 성명을 통해 “중국 정부는 천광청의 요구대로 가족이 지지자들의 안전을 보장하라”고 요구한 것은 이러한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이번 사건으로 인해 저우융캉이 또다시 도마에 오르게 된 만큼 벌써부터 중국 지도부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즉 정국 혼란을 피하기 위해 저우융캉이 보시라이와 함께 저지른 잘못을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으려던 구도에 변화가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천광청이 원 총리를 향해 공개적으로 요구한 내용이 저우융캉 처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중국 정계가 또 한 차례 요동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제18차 당 대회가 가까운 만큼 저우융캉 처벌까지는 가지 않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즉 저우융캉은 곧 물러날 사람인데 굳이 평지풍파를 일으킬 필요까지는 없다는 것이다. 베이징 정가 소식통들은 그렇더라도 이번 기회에 원 총리가 앞장서서 주장해 온 정치 개혁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