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쳐다도 안본다… 광우병 보도 이후 매출 뚝 떨어져

입력 2012-04-29 18:56


미국에서 광우병이 확인된 이후 미국산 쇠고기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 반면 돼지고기와 호주산 쇠고기 판매는 늘면서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수입 쇠고기를 재료로 사용하는 외식업체나 패스트푸드업체들도 매출이 줄어들까봐 전전긍긍하며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마트는 서울 성수점, 월계점, 은평점 등 3개 점포의 27∼28일 축산부문 매출을 조사한 결과 미국산 쇠고기 판매가 50∼60%가량 줄었다고 29일 밝혔다. 한우 판매는 지난주와 비교해 별 변동이 없었으며 호주산 쇠고기는 평소보다 약간 많이 팔린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산 광우병이 확인된 다음날인 26일에는 이마트 142개 점포 기준으로 미국산 쇠고기 매출이 52% 줄어들었다. 반면 호주산 쇠고기 매출은 46% 늘어난 것을 비롯, 돼지고기 12%, 닭고기 10.7%, 한우는 1.7% 각각 증가했다.

25일 오전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중단했다가 오후 7시쯤 재개한 홈플러스의 경우 26∼27일 이틀간 쇠고기 매출이 전주에 비해 40% 급감했다. 이에 반해 호주산 쇠고기 매출은 10%, 돼지고기는 22%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우 매출과 닭고기 매출은 전주에 비해 각각 1%, 3%씩 줄어 별 차이가 없었다.

광우병이 확인된 25일부터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중단하고 있는 롯데마트는 25∼28일 돼지고기 매출이 8.4% 늘어난 것을 비롯해 호주산 쇠고기 5.7%, 한우 4.3% 각각 늘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광우병 발생 이후 소비자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거의 찾지 않는다”며 “미국산 쇠고기를 사던 사람들이 돼지고기와 호주산 쇠고기를 찾으면서 이들 품목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리아 등 일부 외식업체들은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하지 않고 호주산이나 국내산을 사용한다는 점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롯데리아는 29일부터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한우와 호주산 청정우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전국 1000여개 매장에 ‘호주 청정우’ 사용 고지물을 부착하기로 했다. 다른 외식업체들은 2008년 ‘광우병’ 괴담으로 인한 매출감소 사태가 재연될까봐 우려하고 있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