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에세이-삶의 풍경] 엄마
입력 2012-04-29 18:16
울 엄마는 10년 전 뇌종양이 발견돼 의사 선생님은 3년 밖에 못산다했다. 그런 엄마가 지금 10년째 무탈로 살아주신다. 나는 그런 엄마의 청천벽력 이야길 들으며 한 달 가량 눈물만 찍어내며 살았다. 내게 엄마는 부친이고 지아비이자, 자식인 셈이다.
이 세상 자식과 부모의 인정을 어찌 다 설명할 수 있을까만 내겐 더없이 특별한 엄마다. 중2 때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심장병으로 잃었고 내가 중학교 때 부친이 저 세상 사람이 되었으니…. 청상과부 42세의 나이로 세 딸을 키웠고 지금껏 내 곁에 살아계신다. 올 해 나이 80. 나는 온갖 짜증과 화를 날릴 때도 있으나 만만해서가 아닌 편하게 생각하는 내 육신의 뿌리라는데 있다. 성근 내 엄마의 그 성정이 바다처럼 넓다는 이유만으로 가끔 엄마를 괴롭힌다. 꼬부랑 할매인 울 엄마는 당신을 걱정하던 여러 집 안 어른과 최달곤 교수님, 박춘호 교수님, 그 후 12분의 어른들의 부음을 들으며 아직 건재하다. 하나님의 특별한 사랑을 받는 것일까?
엄마는 오늘도 내게 그런다. 어디 애라도 입양하면 안 되겠냐? 당신이 떠나면 혼자 덩그러니 남겨질 딸의 고통과 고독을 미리 넌지시 한번 챙기며 눈물을 찍어낸다. 엄마∼하고 나는 부른다.
그림·글=김영미(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