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신용 2단계 추락… S&P, 향후 전망도 ‘부정적’ 하향
입력 2012-04-27 22:07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26일(현지시간)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을 2단계 강등했다. S&P의 스페인 등급 강등 조치는 최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재정긴축 처방이 경제성장을 오히려 악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S&P는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을 현행 A에서 BBB븈로 2단계 낮추면서 올해와 내년의 경제 악화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BBC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S&P는 “스페인 정부가 취약한 금융부문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재정부담이 증가할 개연성이 크다”며 하향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등급 강등은 지난 1월에 이어 3개월여 만이다.
스페인의 신용등급전망도 기존 ‘긍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등급전망이 부정적이면 스페인의 신용등급이 앞으로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뜻이다.
S&P는 스페인 경제가 올해 1.5%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전 0.3% 성장 전망을 수정한 것이다.
내년 경제 역시 종전의 1% 성장에서 0.5%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하향 조정했다.
S&P는 “유럽이 역내 국가 부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쓴 전략이 지속적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혹평하면서 “유로존 조치가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고 자본 이동을 안정화하는 데 실패하면 스페인 상황은 연초 예상했던 것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스페인의 높은 실업률도 걸림돌로 지적됐다. S&P는 “스페인의 신임 정부가 구조 개혁을 과감히 추진하고 있어 이것이 장기적으로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노동시장 개혁은 단기적으로는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청년층 사이에서 높아질 대로 높아진 실업률은 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들기 전까지는 계속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스페인 실업률은 지난해 4분기 22.9%에서 올 1분기 24.4%로 늘어났다.
S&P의 지적대로 앞으로 유로존 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서 유로그룹이 현재의 긴축정책을 바꿀 가능성이 있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일단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우선 독일과 함께 유로존 정책의 한축을 이루는 프랑스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후보가 대선 승리를 거둘 경우 긴축보다는 경기부양책을 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25일 유럽경제 불확실성을 우려하며 ‘성장 협약(growth compact)’을 주창하고 나섰다. 여기에 독일도 성장 문제 논의 주장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