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권운동가 천광청, 가택연금중 탈출·피신
입력 2012-04-27 19:14
중국의 ‘한 자녀 정책’을 비판해 온 시각장애인 인권변호사 천광청(陳光誠·40·사진)이 가택연금 중 탈출했다. AFP통신은 27일 중국의 대표적인 인권운동가인 천씨가 삼엄한 경비로 둘러싸인 산둥성 동시구의 빌라에서 탈출했다고 보도했다. 강제 불임수술, 낙태법 등을 반대해온 그는 시위를 조직해 교통을 방해한 혐의로 4년형을 선고 받았으며, 2010년 9월 출소 이후 가택연금 상태에 놓였었다. 그는 연금 중 공안에게 심하게 두들겨 맞았으며 건강도 매우 안 좋다고 주장해왔다.
천씨와 가까운 사이로 미국에서 활동 중인 운동가 푸 밥은 “그는 지난 22일 집에서 탈출했고, 친구들이 그를 안전한 지역으로 피신시켰다”고 AFP에 전했다. 푸는 보안상의 이유로 천씨가 탈출하던 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전하지 않았다.
푸는 또 미국 의회와 국무부, 중국에 있는 미국 대사관에 “천씨를 도와 달라”고 요청했지만, 천씨가 현재 베이징 미국 대사관에 숨어있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사실 확인을 거부했다. 푸는 “천씨가 중국 시민으로서 평범한 삶을 살기 원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산아제한 정책을 비판하며 유명해진 천광청은 산둥성 당국이 7000여명의 여성들에게 낙태 혹은 불임수술을 강제로 시켰다고 고발했다. 장애인 처우 개선 운동도 펼쳐왔다. 그는 어릴 적 시력을 잃었다. 시각장애인은 대학 입학이 허용되지 않아 정규 법학교육을 받지 못하자 독학으로 변호사가 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지속적으로 중국 정부에 석방을 요구해왔을 정도로 국제적으로 유명인사다. 지난해 말에는 ‘배트맨’ 역의 할리우드 배우 크리스천 베일이 그를 찾아갔다 집 앞에서 공안에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