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니 킹 “흑인들이 겪었던 그런 일 없었다면 오바마 대통령 지금 그 자리 오르지 못했을 것”
입력 2012-04-27 19:08
“내가 겪은 일과 이전에 많은 흑인들이 겪었던 일들이 없었다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금 그 자리에 오르지 못했을 거다.”
20년 전인 1992년 4월 29일 로스앤젤레스 흑인 폭동의 단초가 됐던 로드니 킹(47)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이같이 소회를 말했다고 시애틀타임스가 보도했다.
1991년 3월 킹을 폭행하는 4명의 백인 경찰들의 영상이 흑인사회에 분노를 촉발시켰고 그해 4월 29일 경찰에 대한 무죄판결은 급기야 55명이 사망하고 2400여명이 부상하는 폭동으로 이어졌다.
특히 흑인들은 LA 지역 한인교포사회로 분노의 화살을 돌려 한인타운 90% 이상이 파괴되는 등 한인들의 경제와 상권을 무너뜨렸다.
그는 인터뷰에서 “경찰들에게 맞을 때 난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지금도 술을 마시면 그때의 악몽에 몸서리치고 교통경찰관만 봐도 멀리 달아나고 싶어진다”고 말했다.
킹은 사건 이후 술과 마약에 빠지기도 하고 음주운전으로 체포되기도 했으며 당시 시당국에서 받은 380만 달러의 보상금은 모두 탕진했다고 털어놨다.
킹은 “사람들이 나를 범죄자처럼 또는 영웅으로 보는 상반된 시선이 힘들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