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이 변하고 있다… 전성기 잡스 스타일로 강력한 비유들어 독설

입력 2012-04-27 19:08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팀 쿡은 한동안 유머나 감정이 없는, 장막에 가려진 사람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가 달라지고 있다. 창업주인 스티브 잡스 어깨 너머로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을 배웠다는 듯이.

지난해 10월 사망한 잡스에 가려 늘 2인자에 머물러 있던 쿡이 변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24일(현지시간) 열린 언론 및 애널리스트들과의 콘퍼런스콜에서 쿡은 경쟁사들에 대해 강렬한 비유를 사용하며 독설을 쏟아냈다. 이는 잡스의 전성기 때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그의 독설은 콘퍼런스콜이 끝나기도 전에 트위터를 통해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쿡은 이날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8을 겨냥해 PC와 태블릿PC가 하나의 기기로 합쳐지는 것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무엇이든지 하나로 합쳐질 수는 있다”고 전제한 후 “그러나 토스터와 냉장고를 하나의 기기로 만들 수 있지만 이 기기는 이용자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팀 쿡의 ‘토스터-냉장고 콤보’ 발언은 곧바로 트위터를 달궜으며 시장에 반향을 일으켰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프랭크 쇼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PC와 태블릿PC에 함께 채용될 수 있는 윈도8은 “토스터-냉장고가 아니다. 그보다는 토스터와 오븐이 결합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 같은 쿡의 발언은 잡스가 2010년 10월 콘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가 아이패드보다 작은 7인치 태블릿PC를 선보인 데 대해 “이 태블릿은 너무 작아서 버튼을 정확하게 누르기 위해서는 사포를 이용해 손가락을 작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을 연상시킨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날 쿡은 특허소송전과 관련해서도 “소송을 정말 싫어하고 계속해서 혐오할 것”이라며 “우리는 단지 사람들(경쟁사)이 (베끼지 말고) 자신들의 기기를 개발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현지 언론은 쿡이 그동안 드러내지 않았던 카리스마를 보며주면서, 능숙한 관리자 정도로 인식됐던 그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