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원내대표 선거전 돌입… 치열한 4파전, 박지원 초반 흐름 주도
입력 2012-04-27 18:40
‘이해찬-박지원 연대’로 당 안팎의 관심을 끈 민주통합당의 원내대표 선거전이 27일 본격 개막됐다. 유인태, 전병헌, 이낙연, 박지원(이상 기호순) 후보의 4파전으로 치러지는 민주당의 19대 국회 첫 원내대표 선거는 두 사람의 연대가 ‘담합이냐’ ‘단합이냐’는 논란 속에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박지원 후보가 이해찬 상임고문과의 역할 분담 합의로 앞설 것으로 예상됐으나 두 사람의 연대에 대한 당내 반발이 갈수록 커져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게 됐다. 특히 박 후보의 ‘텃밭’이라 할 수 있는 호남 지역에서도 비판 의견이 적지 않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일단은 박 후보가 전날 전격 출사표를 던지면서 초반 판세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박 후보는 친노무현계 의원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후보는 이날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민주당의 수위라도 하겠다”며 원내사령탑을 향한 강한 의지를 다졌다. 그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국민들은 민주당에 정권을 줄 준비가 돼 있는데 우리는 준비를 못하고 있다는 반성을 했다. 정권교체를 위해 내가 이 길을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원내대표로 선출되면 대선레이스를 공정하게 치를 것”이라고도 했다.
반면 나머지 3명의 후보들은 ‘이-박 연대’에 공세를 강화하는 한편, 같은 불만을 가진 중간층을 대상으로 지지세를 넓히고 있다. 특히 이들은 주말을 기점으로 비판 여론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며 세 후보 간 연합을 꾀하는 모습이다.
이낙연 후보는 “새누리당만 비박(非朴·비박근혜) 연대가 있냐”면서 민주당발 비박(非朴·비박지원) 연대 결성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박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세 후보들 사이에 연대를 하자는 논의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호남권을 중심으로 세를 넓히고 있는 그는 “두 후보와 직·간접적으로 통화가 있었다”면서 “메시지는 똑같다. 연대하자는 것이고, 양쪽 모두 전혀 이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유인태 후보는 당내 세력이 만만치 않은 ‘진보개혁모임’과 범김근태계 당선자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 여기에 친손학규계와 ‘486’(40대, 1980년대 학번, 60년대생) 당선자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전병헌 후보는 친정세균계의 집중 지원 속에 수도권 당선자들의 지원이 있을 경우 선전할 수 있다며 분주히 뛰고 있다.
다음 달 4일 치러지는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이-박 연대’가 ‘정권교체를 위한 결단이냐’, ‘계파 나눠먹기냐’를 판단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공산이 크다. 계파색이 약한 초선 당선자(56명)들의 표심도 변수다. 1차 투표에서 당선자 127명의 과반(64명)을 득표한 후보가 없어 결선투표를 치를 경우 결과를 예측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