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의 미사일 차량 수출은 도발이다
입력 2012-04-27 17:53
중국이 북한에 미사일 발사대 차량 8대를 수출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캐나다에 본부를 둔 민간군사연구기관이 26일 주장했다. 북한이 지난 15일 열병식에서 신형 이동식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선보인 이후 이 미사일을 탑재한 발사대 차량이 중국산이라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돼 왔지만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는 않았다. 중국 정부도 의혹을 일축했었다.
하지만 이번 주장은 칸와(漢和)정보센터라는 중국 전문 연구기관의 분석인데다 근거도 매우 구체적이다. 발사대 차량이 수출된 것은 지난해 5월이며, 제조처는 중국 인민해방군 군사용 특수차량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중국군 산하 ‘후베이싼장항톈완산(湖北三江航天萬山) 특종차량유한공사’라는 것이다. 특히 이 기업은 2008년부터 북한 측과 교섭하며 북한의 주문에 맞춰 차체를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차량이 군사용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수출을 감행했다는 의미다.
중국이 미사일 차량을 수출한 것이 확인되면 북한에 대한 미사일 관련 무기 수출을 금지하고 있는 2006년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1718호와 2009년 결의 1874호 위반이 된다. 안보리에서 관련 조사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철저하게 조사해 결과에 상응하는 조치가 취해져야 할 것이다. 우리 정부도 중국에 사실 여부를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
중국은 북한과 혈맹 국가이지만 동시에 우리와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에 있다.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만난 자리에서 외교관계를 한 단계 격상시킨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에게 위협이 되는 미사일 물자를 버젓이 북한에 수출했다는 것은 ‘협력’이나 ‘동반’이 아니라 ‘도발’이다. 굳이 외교 관계를 거론치 않더라도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세계 2위 국가로 거론되는 중국이 그에 걸맞은 책임 있는 처신을 하는 게 당연하다. 혈맹이라고 감싸는 게 북한을 돕는 일이 아니라는 점도 직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