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박영준 금품수수 수사] 15시간 조사받고 귀가한 최시중, “靑에 짐 얹어드려 몸 둘 바 모르겠다”
입력 2012-04-26 19:05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26일 오전 1시15분쯤 조사를 마치고 대검찰청을 나섰다. 15시간 가깝게 조사를 받은 것이다. 그는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한없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뭔가를 생각하는 듯 바닥을 응시하며 복도를 걸어 나온 최 전 위원장은 포토라인에 서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기 시작했다. 25일 오전 입을 꼭 다문 채 취재진을 뚫고 들어가려던 모습과는 달랐다.
최 전 위원장은 “모든 부분에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며 두 손을 모은 채 힘겹게 말문을 열었다. 강도 높은 수사 때문인지 목소리는 힘이 없었다. 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에게서 받은 로비자금의 대가성 여부와 사용처를 묻는 질문에는 “검찰에서 다 설명했다”며 “일일이 말씀드리기가 힘드니 검찰에서 조사한 내용을 취재해 보라”고 했다.
지난해 11월 권혁세 금융위원장이 최 전 위원장에게 파이시티 관련 민원전화를 받았다고 한 점에 대해서도 “검찰에서 다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상당히 혼미한 상태”라며 피로감을 호소했다.
최 전 위원장은 “저 때문에 많은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한없이 송구스럽고 후회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청와대에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쓴웃음을 지은 뒤 “저 아니더라도 대통령께서 해야 될 과제들이 많이 있는데 제가 짐을 또 하나 얹어드렸다고 생각하면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취재진을 바라보며 “지금 이 시간에 이런 모습을 보여 본의 아니게 한없는 죄책감을 느낀다”고 말한 뒤 승용차를 타고 떠났다.
홍혁의 기자 hyukeu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