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특수] ‘텃밭’ 중동 넘어 阿·동남아·남미… 한국건설, 세계가 좁다

입력 2012-04-26 18:36


국내 주택시장 장기 침체로 움츠러든 건설업체가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한 것은 해외 시장이었다.

불황에서 탈출하기 위해 시공능력평가 업계 1위인 현대건설을 비롯해 대형 건설사들은 올해 해외 수주 목표를 올려 잡았다. 현대건설은 해외건설 수주 비중을 60%대 후반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며 GS건설은 2020년까지 전체 매출 중 해외사업 비중을 70%까지 높이기로 했다.

대우건설도 해외사업 비중을 올해 40%로 확대할 계획이며 대림산업은 올해 해외에서 60억 달러 수주를 목표로 잡았다. 삼성물산은 올 수주 목표 16조원 가운데 10조원(88억 달러)을 해외에서 챙길 계획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건설업체들은 중동을 넘어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남미 등 세계 곳곳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해외공사 물량은 풍부하다. 중동에선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함께 2022년 월드컵이 열리는 카타르, 전후복구 사업이 펼쳐지는 이라크 등을 중심으로 공사 발주가 잇따르고 있다. 이란과 쿠웨이트·리비아도 석유 자본을 앞세워 건설 붐이 일고 있다. 베트남과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중남미도 사회간접자본시설(SOC) 확충이 활발해지면서 새로운 시장을 형성했다.

정부도 건설업체들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국토해양부 등은 중동과 남미, 동남아시아 국가와 해외건설 협력 양해각서(MOU)를 잇따라 체결했고 금융 지원을 위해 해외금융전담기구 설립도 추진 중이다.

해외 정보 수집과 진출기업 지원을 위해 해외건설협회는 가나 지부를 리비아로 이전했고 기존 멕시코 인도 카자흐스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5개 지부 외에 페루와 인도네시아 지부를 신설했다.

그러나 해외건설협회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 수주액은 81억8206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30억5909만 달러)의 63%에 머물렀다. 공사 텃밭인 중동지역은 물론 제2의 시장으로 꼽히는 아시아 지역까지 수주 물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현지 발주처 사정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뿐 수주 감소가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올해 정부가 계획한 700억 달러 해외건설 수주는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