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두발로 쓴 中 오지여행 뒷이야기… ‘여행하는 인문학자’

입력 2012-04-26 18:39


여행하는 인문학자/공원국 (민음사·1만5000원)

공원국은 탐험가다. 서울대 동양사학과와 같은 대학 국제대학원에서 중국지역학을 전공했다. 10년 동안 중국 오지를 여행했고 현재는 유라시아 신화대전작업을 위해 아시아 전역을 여행 중이다. 공원국은 도보여행가다. 두 발만을 이용해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티베트 고원까지 걸어간 사람은 한국인으로는 그가 최초일 것이다.

어떤 지력(地力)이 그를 잡아끌었던 것일까. 극한의 사막 타클라마칸을 자전거로 건너고, 고소증과 싸워 가며 무작정 고원에 오르는가 하면 국경의 티무르 봉을 몰래 오르려다 스파이로 몰려 경찰에 붙들리기도 했다. 우무무치에서는 몽골 건달과 한 판 격투가 벌어지고 중국인인 척 행세하며 라싸로 들어갔다가 쫓겨나기도 했다.

베이징 유학 중 문득 안정된 엘리트 코스를 벗어던지고 머리가 아닌 심장으로 중국 서부를 종횡으로 걸어보자고 결심했다고 한다. “지금은 어둠이 친구다. 우리는 언제나 켜져 있는 불빛 속에서 밤의 의미를 잃어버렸다. 불빛으로 인해 우리는, 우리들 심장의 바닥에 깔려 있는 야행성 동물의 흔적을 잃어버렸다.”(80쪽) 중국의 서부는 중국 이상이었다. 몇 개의 산맥과 기후대만을 마음에 두고 걸었던 그의 두 다리에 박수갈채를 보낸다.

정철훈 문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