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존재하는 여성 혐오 불쾌한 현실…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
입력 2012-04-26 18:37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우에노 치즈코 (은행나무·1만4000원)
일본 도쿄대 사회학과 명예교수인 저자는 아들의 유무에 따라 서열 순위가 달라지는 왕실문화, 남성 중심적 시각으로 쓰인 나가이 가후의 소설 등 예술 작품, 춘화 등에 이르기까지 일본 문화와 사회에 폭넓게 자리 잡은 여성 혐오를 보여준다. 일본 사례지만 우리나라와 견줘도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우리 일상에 만연한 여성 혐오는 남성에게는 여성 멸시, 여성에게는 자기혐오로 남녀에게 비대칭적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한 저자는 여성들 스스로도 여성 혐오를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게 무슨 소리? 화들짝 놀라는 대신 다음의 질문에 답해보자.
‘여자로 태어나 손해’라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있나 없나? ‘없다’고 답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또한, ‘다른 여자들과 다르다’는 특권적 예외로 자신을 설정하고 ‘다수의 보통 여성들’을 깎아내리는 여자들, ‘나를 지켜줄 능력 있는 남자가 좋다’는 남성 의존적 생각을 갖고 있는 여자들 또한 여성 혐오의 범주에 든다는 것.
결코 유쾌하지 못한 이 책을 쓴 이유로 저자는 아무리 불쾌해도 눈을 돌리면 안 되는 현실이 있고, 그 현실을 알아야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