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환경미화원, 근무했던 대학에 발전기금 쾌척

입력 2012-04-25 20:43


“작은 성의지만 어려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부산 동아대에서 3년간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다 2005년 퇴직한 허순자(72·여)씨는 24일 동아대 대외협력처장실을 찾아 송한식 처장에게 흰 봉투를 내밀었다. 봉투에는 1만원권과 1000원권 등 20만원이 들어 있었다. 액수는 적었지만 봉투에 ‘학교발전기금’이라고 적혀 있었다.

허씨는 “동아대에서 일하는 동안 몸이 고될 때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새벽에 청소를 할 때 격려의 커피를 건네는 학생들이 있어 다시 힘이 생겼다. 그런 자식 같은 학생들이 생각 나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허씨는 퇴직을 전후해 4차례나 20만∼30만원씩의 발전기금을 기부했다. 틈틈이 폐지 등을 모아 번 돈과 월급을 쪼개 마련했다. 허씨는 “한동안 형편이 어려워 기부를 못했다”며 “액수가 많지 않지만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송 처장은 “고귀한 뜻이 담긴 선물을 사랑을 실천하는 일에 유용하게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