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카이라이, 헤이우드 직접 유인 독살
입력 2012-04-25 20:42
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시 서기의 아내 구카이라이는 지난해 11월 14일 자신의 생일을 핑계로 영국인 닐 헤이우드를 충칭에 있는 난산리징(南山麗景)홀리데이 호텔에서 단둘이 시간을 보내자고 유인한 뒤 독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이우드는 구카이라이와 연인 관계에 있었기 때문에 이에 쉽게 응했다고 미국에 서버를 둔 웹사이트 보쉰닷컴이 25일 보도했다. 구카이라이는 그 뒤 미리 끓여놓은 탕을 두 사람만 있던 호텔 방에서 헤이우드에게 먹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영국 더 타임스는 “중국 당국이 헤이우드가 청산가리를 강제로 마신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쉰과 다소 다르게 보도했다.
이 탕에는 구카이라이가 집사 장샤오쥔(張曉軍)에게 사오도록 시킨 독(청산가리)이 들어 있었다고 보쉰은 전했다. 홍콩 명보(明報)는 이와 관련해 청산가리를 구한 사람은 충칭시 난안(南岸)구 전 당서기 샤더량(夏德良)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보쉰은 다음날인 15일 왕리쥔이 호텔에서 발생한 사망 사건을 처리하라는 보시라이의 지시를 받고 현장에 도착, 호텔 내 CCTV를 통해 헤이우드가 투숙한 방에서 마지막으로 떠난 사람이 구카이라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왕리쥔은 헤이우드가 독살당했다는 것을 한눈에 알아챈 뒤 법의학자로 하여금 헤이우드의 피부 조직을 떼 내 증거로 남겨두도록 했다. 이러한 직접적인 증거 때문인지 구카이라이는 이 사건 조사 과정에서 자신이 직접 헤이우드를 살해한 사실을 시인했다고 보쉰은 전했다.
왕리쥔은 오랜 기간동안 보시라이 가족을 도청한 결과를 바탕으로 헤이우드는 구카이라이의 연인 10여명 중 한 명으로 판단했다. 헤이우드는 구카이라이와 호텔에 투숙하기 하루 전인 13일 장샤오쥔과 함께 베이징에서 충칭으로 날아온 것으로 보쉰은 전했다. 왕리쥔은 보시라이 부부가 죽인 사람이 적어도 11명, 그 중 구카이라이가 살해한 사람은 헤이우드를 포함해 5명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보쉰은 전했으나 그 구체적인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