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 숨결따라 약초 향기따라 뚜벅뚜벅 걷다보면 ‘오감 행복’… 경남 산청 ‘동의보감촌’

입력 2012-04-25 18:26


경남 산청의 동의보감촌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동의보감촌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동의보감이 발간 400주년을 맞는 내년에 ‘2013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가 개최되는 현장이다. 금서면 특리의 왕산과 필봉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현재까지 완공된 동의보감촌의 주요 시설물은 기존의 산청한의학박물관과 최근 오픈한 힐링체험관. 동의본가로 명명된 힐링체험관은 전통한옥에 숙박하면서 침, 뜸 등 한방진료를 체험하고 친환경 약선음식을 섭취하며 명상과 요가 등을 통해 기수련을 하는 공간. 엑스포가 열리는 내년 9월 초까지 엑스포주제관을 비롯해 생명에너지관, 세계전통의약관 등이 속속 건설된다.

한의학과 약초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산청한의학박물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한방체험실. 무료로 건강나이, 전신반응측정, 악력측정, 체지방측정, 말초혈액순환측정을 해볼 수 있다. 필요하면 한방진료를 겸한 탕제원에서 한약도 지을 수 있다. 내달 초에 문을 여는 한방약초탕은 체질에 맞는 한약재를 처방받아 스파를 즐기는 곳.

동의보감촌의 한방테마공원은 산책하기에 좋은 공간으로 인간의 오장육부를 형상화한 조형물과 온갖 한약초가 식재돼 산책만 해도 건강이 좋아지는 느낌이다. 특히 거대한 곰 조형물의 전망대에 오르면 철쭉으로 유명한 황매산을 비롯해 산청의 크고 작은 산들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동의보감촌을 한바퀴 도는 트레킹 코스도 최근 개설돼 인기를 얻고 있다. 힐링체험관 뒤편의 계곡과 산자락에 개설된 허준순례길은 2.5㎞로 주변에는 당귀를 비롯해 온갖 산약초들이 촘촘하게 식재돼 있다. 왕산과 필봉산, 그리고 동의보감촌을 한바퀴 도는 동의보감 둘레길 21㎞는 고즈넉한 산길로 지리산 둘레길과 맞닿아 있다.

동의보감촌을 품고 있는 왕산은 함양에서 출발한 지리산 둘레길이 산청에서 처음 만나는 산으로 자락에는 한국판 피라미드로 불리는 구형왕의 돌무덤이 있다. 고대 가락국의 마지막 왕이자 김유신 장군의 증조부로 알려진 구형왕은 즉위 11년만인 서기 532년에 국운이 다한 가락국을 신라의 법흥왕에게 넘겨줬다. 그리고 조상을 볼 면목이 없다는 죄책감에 돌무덤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구형왕릉에서 500m를 오르면 구형왕이 잠시 살았다는 수정궁터와 물맛 좋기로 소문난 ‘류의태 약수터’가 나온다.

의성으로 추앙받는 허준이 한때 활동했다고 해서 동의보감의 고장으로 불리는 산청은 지리산에서 채취한 약초와 산나물 음식이 유명하다. 동의보감촌의 ‘약초와 버섯골’은 풍을 예방한다는 방풍초, 피를 맑게 해주는 당귀, 관절에 좋다는 엄나무순 등 약초와 산청한우를 재료로 한 샤브샤브가 맛있다.

산청군은 5월 3일부터 9일까지 대전통영고속도로 산청IC 주변과 동의보감촌에서 제12회 산청한방약초축제를 개최한다. 주제관에는 전통한의학관, 약초생태관, 한방산업관, 동의보감약선관, 엑스포 홍보전시관 등을 설치해 축제객들이 직접 보고,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전통한의학관은 전통한의학의 역사와 전통은 물론 우리나라의 명의와 산청에서 활약한 명의를 소개한다. 한의학에 관련된 유물을 전시하고 세계전통의약의 역사와 현재도 소개한다. 약초생태관은 산청에서 생산되는 약초를 보고 체험하는 공간으로 친환경 명품약초를 약종별, 효능별로 전시해 일상생활에서 쉽게 약초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산청에서 개발된 한방약초 가공상품을 전시하는 한방산업관과 300여 종의 약선음식을 전시하는 동의보감약선관도 볼거리. 엑스포 홍보관에서는 내년 9월 6일부터 10월 20일까지 열리는 ‘2013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를 미리 만나볼 수 있다. 이밖에 한방미용체험, 한방족욕체험, 경옥고 맛보기, 총명환 만들기, 약초화분 만들기, 양초향기주머니 만들기 등 한약과 약초를 주제로 한 다양한 체험이벤트가 열린다(www.scjerb.or.kr).

산청=글·사진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