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폭력 피해 아이, 빨리 늙는다… 美 듀크대학 연구 결과
입력 2012-04-25 20:47
폭력이나 집단 따돌림에 자주 노출된 어린이는 생물학적 노화가 빨리 진행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듀크대학 게놈 과학·정책연구소 신경과학연구실의 이단 샬레브(Idan Shalev) 연구원은 폭행, 집단 따돌림, 신체학대 피해아동은 생물학적 연령을 나타내는 염색체 말단조직인 텔로미어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 빨리 짧아진다고 밝혔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텔로미어란 DNA가 흐트러지는 것을 막는 염색체 끝의 조직으로 그 길이가 노화 및 질병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길이가 짧으면 만성질환 발생 위험이 높고 수명도 짧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샬레브 연구원은 쌍둥이 236명의 사례를 대상으로 한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아동기에 여러 형태의 폭력을 겪은 쌍둥이가 그렇지 않은 쌍둥이에 비해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폭력 피해 횟수가 많을수록 텔로미어 길이가 짧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5세 이전에 폭력 피해를 당한 경험만 있고 그 이후 폭력을 당하지 않은 어린이들은 텔로미어가 자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살아가면서 스트레스를 적게 받고 운동을 열심히 하면 텔로미어 감소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연구팀은 보고했다.
텔로미어는 생물학적 노화에 의해 길이가 점점 줄어들지만 흡연, 비만, 정신질환 등 다른 요인으로 짧아지기도 한다.
이 연구결과는 ‘분자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 최신호(4월 25일자)에 실렸다.
정진영 기자 jy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