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박영준 금품수수 수사] 최시중, 권혁세에게도 ‘파이시티’ 민원전화… 금감원도 의혹 불똥

입력 2012-04-25 18:57


검찰이 수사중인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의혹 사건의 불똥이 금융감독원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권혁세(사진) 금감원장에게 직접 민원해결을 부탁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25일 검찰과 금감원에 따르면 최 전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23일 방통위 위원장실로 찾아온 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로부터 “채권은행 관계자의 지분요구 등 압박을 막아달라”는 청탁을 받고 그 자리에서 권 원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최 전 위원장은 권 원장에게 “파이시티에서 금감원에 민원을 낸 게 있는데 잘 살펴달라”고 말했다. 권 원장도 이 같은 전화를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파이시티는 당시 워크아웃 상태에 있었으며, 이 전 대표는 앞서 11월 14일 금감원에 우리은행과 포스코건설이 불법적인 사업권 탈취시도를 하고 있다는 내용의 민원을 인터넷으로 접수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파이시티는 당시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우리 소관 업무가 아니어서 간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이 전 대표에게 정식으로 회신하는 등 원칙대로 처리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우리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어서 민원인에게 바로 회신한 것”이라며 “권 원장은 이후 최 전 위원장에게 이와 관련한 별도의 회신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최 전 위원장이 이 전 대표를 앞에 두고 권 원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민원해결을 부탁한 것으로 미뤄 이 사건 전후에도 유사한 민원전화 등이 있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또 금감원이 당시 어떤 식으로든 이 사건과 관련해 영향력을 발휘했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오종석 기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