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이상득에 “지조 지켜라”… ‘박근혜 초청 오찬’ 때 朴극찬 발언 문제삼아 공격

입력 2012-04-25 18:46


새누리당 친이명박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을 향해 “지조를 지키라”고 공격했다. 이재오 의원은 25일 자신의 트위터에 “사람이 젊어서는 명예를 소중히 여기고 늙어서는 지조를 소중히 지켜야 한다”는 의미심장한 글을 띄웠다. 그는 “대통령 주변의 비리와 부패는 대통령과 가까운 거리에 있을수록 더욱 엄격하게 다스려야 한다”며 “권력과 가깝다고 어물쩍 넘어가던 시대는 지났다. 측근이든 친인척이든 처신을 잘하는 것이 대통령을 돕는 것”이라고 썼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이어 불법 로비자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이상득 의원을 정조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오 의원의 이 같은 반응은 전날 이상득 의원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초청 오찬 자리에서 자신을 비판하고 박 위원장을 극찬하는 발언을 한 데 대한 반격으로 해석된다. 이상득 의원은 “내가 과거에 김문수, 이재오 의원을 초선으로 데리고 있었을 때 그 사람들이 통제가 안돼 조정하느라 애를 먹었다”며 과거 당 사무총장 재직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또 박 위원장 맞은편 자리에 앉아 “박 위원장이 훌륭한 리더십을 발휘해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다. 앞으로 당이 잘되고 대선에서 필승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갔으면 좋겠다”며 건배 제의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놓고 이재오 의원이 현 정권에서 ‘만사형통(萬事兄通)’이라고 불릴 정도로 위세를 떨쳤던 이상득 의원이 ‘미래권력’인 박 위원장한테 굽실거리며 지조를 버렸다고 비아냥거린 셈이다.

두 MB 정권 실세가 이처럼 신경전을 벌이자 정치권에서는 안 그래도 좋지 않았던 이들의 사이가 완전히 ‘루비콘 강’을 건넌 게 아니냐는 말이 흘러나온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총선 뒤 친이계의 완전 붕괴를 목도한 두 사람이 서로 다른 길을 선택한 것 같다”면서 “이재오 의원이 대선 과정에서 본격적인 비박(非朴·비박근혜) 노선으로 돌아선 반면 이상득 의원은 자신의 거취 문제 때문에 다소 약해진 모습”이라고 촌평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