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국민엔 머리 숙이고 당내 잡음엔 날 세우고… “김형태·문대성 파문 검증못해 진심으로 사과”
입력 2012-04-25 21:56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4·11 총선 이후 당내 상황과 관련해 국민들에게는 머리를 숙였다. 또 각종 잡음이 벌어지고 있는 내부의 단속에도 나섰다. 김문수 경기지사를 비롯해 비박(非朴·비박근혜) 진영이 본격적인 대선 경선 준비에 들어간 상황이어서 주목되는 행보다.
박 위원장은 25일 KBS 라디오 정당대표 연설에서 “선거가 끝나자마자 어려운 민생을 해결하는 일에 모든 힘을 쏟아야 하는데 일부 당선자의 과거 잘못들로 심려를 끼쳐드리는 일이 있었다”며 김형태 문대성 국회의원 당선자 탈당 파문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그는 “저희 당에서 철저히 검증하지 못했던 점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선거기간 약속했던 대로 취업, 보육, 집, 노후 걱정을 덜어드리는 가족행복 5대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19대 국회 개원 후 100일 이내에 관련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19대 국회는 많은 면에서 실망을 안겼던 18대 국회와는 완전히 다른 새 국회가 되기를 바라는 게 민심이라 생각한다”며 “국민의 마음에 맞는 새 국회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야권에 당부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박 위원장은 당내에서 벌어지는 친박근혜계 내부 알력 등에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일각에서는 비박 진영을 겨냥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선 경선 레이스가 시작도 안 된 상황에서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 등을 놓고 양측 간에 공박이 벌어지자 조기 진화에 나섰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청주 충북당사에서 열린 총선공약실천본부 출범식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총선이 끝난 지 불과 며칠이나 됐다고 절절하게 국민에게 호소했던 마음을 잊고 사실이 아닌 왜곡된 얘기를 지어내 확대 재생산하고 언론플레이를 하느냐”며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당내에 갈등과 혼란이 있다”는 질문에 “우리 당이 또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이면 이젠 용서를 빌 데도 없다. 마지막 기회를 주신 것이기 때문에 또 한번 기회를 주십사 할 수도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또 한번 잘못하면 우리 당은 자멸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 당의 모습이 흐트러지고 갈등과 분열로 가면 심판 받을 수밖에 없다”며 “총선이 끝나자마자 이런 식으로 분열하는 것은 국민에게 부끄러운 일이다. 면목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위원장은 대전시당에서 열린 대전·충남 총선공약실천본부 출범식에서도 “벌써부터 혼란에 빠진 당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국민들에게 걱정과 불안을 안겨드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전날 본회의에서 처리되지 못한 국회선진화 법안과 관련, “18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다시 한번 본회의를 소집해 꼭 처리해야 한다”며 “총선 전에 여야가 합의한 것이고 국민한테 약속드린 것인 만큼 이번에 꼭 처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