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원내대표 선출·전당대회 앞두고 ‘親盧-非盧’ 갈등 봉합되나

입력 2012-04-26 00:17


‘친노 대 비노’ 대결 양상을 빚고 있는 민주통합당에서 5월 원내대표 선출과 6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양 진영 간 갈등 봉합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친노 진영 좌장격인 이해찬 상임고문과 비노 대표주자인 박지원 최고위원은 25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만나 두 진영의 역할 분담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이 전격 회동을 하면서 당내 계파 대결 구도가 종식될지 주목된다.

이 상임고문은 박 최고위원과의 회동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당이 화합해야 한다며 박 최고위원이 원내대표에 출마해 원내를 이끌어주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이 전 총리가 당 대표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만큼 당 대표는 친노에서, 원내대표는 비노에서 맡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놓고 당 안팎에서는 호남·구(舊)민주계를 중심으로 친노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두 진영 간 ‘화학적 결합’을 도모하려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친노 진영에서는 이미 박 최고위원을 원내대표로 추대하자는 내용의 연판장을 만들어 서명에 들어갔으며, 조만간 이를 공식화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최고위원은 언론과의 접촉에서 “이 상임고문으로부터 역할을 분담하는 게 어떠냐는 권면을 받았다”면서도 “현재 결정된 바는 없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언급했다. 박 최고위원 측은 이 상임고문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민주당은 26일까지 원내대표 후보등록을 받은 뒤 27일 기호 추첨을 하며, 다음달 4일 경선을 실시한다. 현재까지 원내대표 경선에는 이낙연, 전병헌, 박기춘 의원과 유인태 당선자 등 4명이 등록했다.

이번에 선출될 원내대표는 19대 국회 원구성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다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6월 전당대회를 치르기 때문에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사임에 틀림없다.

이낙연(4선·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의원은 4명 중 유일하게 호남 출신이어서 이 지역 의원들의 지를 기대하고 있으며, 정책위의장 출신인 전병헌(3선·서울 동작갑) 의원은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박기춘(3선·경기 남양주을) 의원은 ‘수도권 원내대표론’을 내걸었고, 유인태(3선·서울 도봉을) 당선자는 당내 주류인 친노 세력의 지지를 바라고 있다.

4명 후보 모두 계파색이 두드러지지 않아 ‘인물론’이 경선의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성기철 기자 kcs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