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수호 대광고 교목 "한국의 기독교학교, 중상 입고 치료 기다리는 환자의 모습"

입력 2012-04-25 18:23


[미션라이프] “지금 한국의 기독교학교의 상태를 한마디로 요약해서 말하면 ‘중상을 입고 자연 치료를 기다리는 환자의 모습’입니다.”

우수호(사진) 서울 대광고 교목의 말이다. 우 목사는 이날 ‘한국 기독교학교에서의 종교교육의 현황과 한계’라는 제목으로 한국 기독교학교의 최근 종교교육 상황을 상세히 설명해 관심을 모았다.

“기독교학교는 현재 진퇴양란에 놓인 상황입니다. 정부의 요구를 거부하고 우리의 입장을 고수할 수도 없고, 정부의 지침을 받아들여 이행할 수는 더욱 없습니다. 방향의 결정과 새로운 항해를 위한 신속한 준비가 절실합니다.”

우 목사에 따르면 평준화 시행 이후 2010년 4월 대광고 강의석 군 대법원 판결 전까지는 많은 종립학교들이 건학이념과 전통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종교과목 편성과 운영에 있어 양보 없이 교육 당국을 오히려 설득하며 종립의 건학이념에 맞게 교과를 편성하고 운영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재판 이후 종교교육 현장은 재판 기준에 맞춰 희망조사서 또는 동의서를 받고 ‘종교과목과 함께 철학, 환경 등의 과목을 복수개설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예배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사실 많은 미션스쿨들이 2년 전보다 한 발 양보한 상태입니다. 어디까지 기독교 교육을 양보하고, 어디에서, 어떻게 다시 둥지를 터야 할 지 혼란을 겪고 있는 셈이지요.”

그는 이 일을 책임 있게 맡아서 감당할 사람이나 단체가 잘 보이지 않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또 한국교회가 많은 이야기를 하지만 막상 밖을 향해 말할 때는 그 소리가 우리를 둘러싼 울타리를 넘지 못한다며 몹시 아쉬워했다.

우 목사는 “한국의 기독교학교가 상처 위해 또다른 상처를 입어 통증도 잘 못 느끼는 상태가 되어 가고 있다”며 “교육 현장에선 응급조치와 처방이 절실하다. 치료시기를 놓칠까 걱정”이라며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이를 위해 적극 나서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