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 킬러’ 오승환 무너지다

입력 2012-04-24 23:55

‘끝판대장’ 오승환(삼성)이 파죽지세 롯데에 무너졌다. 블론세이브는 물론 패전에 한 경기 최다실점(6실점)까지 한국 최고의 철벽 마무리가 롯데의 기세에 순식간에 난타당한 것이다.

오승환은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롯데 전에서 9회말 2-0 상황에서 마운드에 당당히 올랐다. 지난해 1승47세이브(방어율 0.63)로 구원왕에 올랐던 오승환의 등판은 곧 승리를 뜻하는 것이다. 오승환은 롯데와의 경기에서 마무리로 모두 35번 등판해 26세이브나 올린 ‘거인 킬러’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승환은 첫 타자 전준우에게 솔로홈런을 맞으며 흔들렸다. 지난해 피홈런이 2개밖에 안됐던 오승환은 전준우의 홈런에 비틀거렸고, 이어 홍성흔에게도 안타를 맞았다. 박종윤의 희생번트로 1사 2루가 된 뒤 강민호를 삼진으로 잡아 위기를 넘기는 듯했다. 그러나 손아섭을 고의 4구로 내보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오승환은 황재균에게 동점타를 맞아 구원에 실패했고, 대타 신본기를 볼넷으로 내보내 맞은 2사 만루에서 김주찬에게 2루타를 맞고 패전투수의 멍에까지 썼다.

오승환은 결국 안지만에게 마운드를 넘겨주고 고개를 숙인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오승환의 블론세이브는 2011년 5월20일 대구 두산 전 이후 340일 만이고, 패전은 2009년 7월16일 대구 두산 전 이후 2년9개월여 만이다. 또 6실점은 2006년 5월17일 대구 두산 전에서 기록한 5실점보다 많은 개인 최다실점이다.

롯데는 오승환 마저 무너뜨리고 6대 2로 승리해 3연승으로 단독선두를 질주했다.

‘코리안특급’ 박찬호(한화)와 ‘4관왕 MVP’ 윤석민(KIA)의 맞대결은 무승부로 끝났다. 두 선수는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한화 전에 각각 선발 등판 했으나 모두 승패를 기록하지 못하고 일찍 마운드를 내려갔다. 박찬호는 4이닝 5안타 6볼넷 3삼진 4실점(1자책)으로 5-3으로 앞선 5회말 무사 1·2루 마운드를 내려왔다. 윤석민도 5이닝 동안 7안타 1볼넷을 내주며 5실점했다. 경기는 한화의 16대 8 승리.

김준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