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찬란한 4월… 홍성흔, 이대호 공백 메워

입력 2012-04-24 19:08

지난 해 4월 성적 7승14패2무로 7위, 올 시즌 시범경기 3승9패로 꼴찌. 해마다 롯데에게는 잔인한 4월이었다. 하지만 롯데의 2012년 4월은 쾌청하다.

롯데는 지난 20일 광주구장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전에서 11대 7로 승리하면서 7승1무3패의 기록으로 시즌 첫 단독 1위까지 올라선 것이다. 롯데가 단독 1위에 이름을 올린 것은 2008년 4월 19일 넥센 전 이후 처음이다. 이로써 롯데는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며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시동을 건 셈이다.

사실 롯데의 초반 페이스가 이렇게 좋았던 적은 최근에는 없었다. 롯데는 전통적으로 시즌 초반에는 고전하다가 5,6월이 지나면서 차츰 페이스가 올라가는 전형적인 ‘스로 스타터’다. 더욱이 올 시즌은 ‘국민 4번 타자’ 이대호가 일본으로 떠났고 ‘좌완 에이스’ 장원준은 군복무를 위해 경찰청에 입단했다. 설상가상 야심차게 영입한 정대현과 이승호는 부상과 부진으로 정상 가동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롯데의 양승호(52)감독은 오죽하면 4월과 5월에 반타작하면 만족한다고 개막전부터 이야기 했을까?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롯데의 전력은 거짓말처럼 투타 모두 탄탄했고 잘 맞춰진 퍼즐처럼 짜임새 있는 경기내용을 선보였다. 연일 타선은 불을 뿜었고, 마운드는 철벽이었다. 이대호와 장원준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무엇보다 안정된 선발마운드의 힘이 돋보인다.

장원준 공백에도 ‘송승준-사도스키-유먼-고원준’으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은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다. 돌아온 ‘파이어볼러’ 최대성까지 강속구를 뿌리며 팀의 승리에 힘을 보태고 ‘마무리’ 김사율도 듬직하다.

타선 역시 ‘이 빠진 잇몸’이 더욱 단단해진 모습이다. 새로운 4번 타자 홍성흔이 이대호의 빈자리를 거뜬히 메우고 있다. 홍성흔은 타율 0.425 3홈런 17타점(23일 기준)을 기록, 타율 3위-홈런 공동 3위-타점 1위에 올라 있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이라 순위 변동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아직 100% 전력이 아닌 상황에서 롯데의 선두 등극은 충분히 고무적이다. ‘특급잠수함’ 정대현이 6월말 복귀하고 이승호 등의 불펜 전력이 정상적으로 가동을 시작하면 지금보다 더욱 무서운 팀으로 거듭 날 가능성이 높다.

부산갈매기의 비상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팬들의 관심이 지대하다.

곽경근 기자 kkkwa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