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석유시설 사이버 공격”… 석유부·국영회사 컴퓨터 악성 SW 유포 ‘비상’

입력 2012-04-24 18:54

이란이 원유 금수 조치를 놓고 서방국가들과 대립하는 가운데 22일(현지사간) 이란의 석유부와 국영회사에 컴퓨터 악성 소프트웨어가 유포돼 비상이 걸렸다고 BBC 방송이 이란 반관영 메르 통신을 인용, 23일 보도했다.

메르 통신은 이란 정부는 걸프만 북쪽 하르그 섬 등 석유공장에 있는 장비들을 바이러스에 감염된 컴퓨터시스템과 차단시켰다면서 이번 공격이 석유생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석유부 웹사이트는 하루 뒤인 23일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국영회사 사이트는 아직까지 마비상태다. 석유부 대변인은 공격당한 사이트 이용자 데이터가 도난을 당했으나 핵심 데이터는 안전하다고 말했다. 하르그 섬에 있는 석유 터미널은 이란 석유 수출량의 90% 정도를 관장하고 있다.

한편 이란은 서방 제재 강화로 원유 수출이 줄어들자 고육책으로 보유 초대형 유조선의 절반 이상을 해상 저유 설비로 전용하고 있다고 복수의 이란 소재 해운 소식통이 전했다. 하르그섬 석유 터미널 사정에 정통한 이들은 이란 국영 유조선사인 NITC 소속 25척의 초대형 유조선 가운데 14척이 해상 저유소로 사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유조선은 척당 200만 배럴까지 적재할 수 있다.

또 척당 100만 배럴까지 실을 수 있는 유조선 9척 가운데 5척도 같은 용도로 쓰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들은 이들 2개 카테고리 유조선이 모두 실을 수 있는 규모가 5900만 배럴이라면서 따라서 56%에 해당하는 3300만 배럴 규모의 해상 저유소가 가동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규모 2300만 배럴의 하르그섬 육상 저유소도 완전가동되고 있다면서 지난 3월부터 해상 저유소로 전용되기 시작한 이들 유조선도 이미 가득 찬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