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전투기, 남수단에 미사일 폭격… 국경지대 유전 분쟁 격화

입력 2012-04-24 18:54

오랜 내전 끝에 지난해 7월 두 나라로 분리된 수단과 남수단의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수단 전투기 2대가 23일 오전 남수단 유나이티주의 주도 벤티우와 루브코나 지역에 미사일 4발을 발사, 12살 소년을 포함한 주민 2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을 입었다.

앞서 ‘라디오 수단’의 웹사이트는 카말 마루프 수단군사령관의 말을 인용, 남수단 주민 12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남수단 정부군인 수단인민해방군(SPLA) 대변인 필립 오그에르는 “오마르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이 남수단에 전쟁을 선포했다”고 비난했다. 살바 키르 남수단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 24일 후진타오 주석을 만나 투자 및 외교적 지원을 호소했다. 특히 유전지대인 헤글리그 지역의 원유를 수단을 거치지 않고 해외로 수출할 수 있는 정유관 설치 사업을 지원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3일 “수단과 남수단의 국민은 평화를 누릴 자격이 있기 때문에 양국의 대통령들이 협상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양측에 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고 아랍연맹은 긴급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키로 했다.

수단과 남수단은 1983년부터 오랜 내전을 치르면서 200만명 이상이 숨졌으며 2005년 미국의 중재로 평화협정을 체결했다.

그러나 국경이 완전히 확정되지 않은 데다 국경 지역의 석유 생산량 분배에 대한 협정도 체결되지 않아 헤글리그를 중심으로 잦은 충돌을 빚어왔다.

그러던 중 남수단이 지난 10일 군대를 동원해 헤글리그 지역을 장악하자 수단은 지난 18∼19일 미그-29 등 전투기를 동원해 폭격해 양측에서 수백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정진영 기자 jy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