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패션 브랜드 잇단 출시, 사랑을 나누다

입력 2012-04-24 18:02


지구촌의 환경과 어려운 이웃에 대한 사랑을 담아 만든 ‘착한’ 패션 브랜드들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아직도 패션을 사치라고 생각한다면 이 브랜드들을 만나 보라.

친환경 여성복 브랜드 ‘이새’를 생산 판매하는 이새에프앤씨는 민간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공정무역 브랜드 ‘매라 하트’를 지난 20일 론칭했다. 공정무역은 직거래를 통해 정당한 가격으로 구입함으로써 공정한 판매가격이 형성되고, 생산자가 땀 흘린 만큼의 수고와 노력을 인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생산자에게 적절한 임금,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보장해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올바른 소비를 가리킨다.

의류는 캄보디아, 다기와 테이블 매트는 태국, 바구니는 아프리카 공정무역단체에서 들여와 판매한다. 특히 의류는 한국 선교사가 빈민 여성들의 자활을 돕기 위해 만든 ‘고엘’에서 생산하는데, 이새 디자이너들이 파견돼 생산자들을 지도해 품질을 높였다.

이새에프앤씨 장은숙 홍보팀장은 “매라 하트는 인도어로 ‘나의 손’을 뜻한다”면서 “사람의 손이 만들어 내는 순박한 아름다움과 지속가능한 환경과 생태적 가치를 지닌 제품, 각 나라의 고유한 전통문화유산을 바탕으로 생산된 제품들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장은 서울 관훈동 인사동길에 있다.

그런가 하면 재고품으로 소각돼 버려질 옷으로 만든 브랜드도 생겼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의 래코드(사진·RE; CODE)가 그 주인공. 일반적으로 의류는 신제품으로 판매되다가 이월상품이 되면 상설할인 매장 등을 통해 판매된 다음 3년 차 재고들은 소각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새 제품이지만 브랜드 관리를 위해 소각되는 제품들이 이 회사에서만 연간 40억원어치.

래코드 프로젝트를 총괄한 한경애 이사는 “자연을 위한 순환을 만들고 낭비가 아닌 가치 있는 소비를 제안하는 브랜드로, 패션 그 이상의 문화를 소비자와 공유한다는 취지의 브랜드”라면서 손맛이 담겨 있어 외려 기존 브랜드보다 한결 멋스런 것이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재고품들의 해체 작업은 지적장애인 단체인 ‘굿윌스토어’가 맡고, 제품 디자인은 독립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진행하고, 제품 제작은 전문 봉제사를 통해 수작업으로 공방에서 완성돼 제작과정 자체가 재능을 나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5월 11∼20일 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본점에서 팝업숍이 운영되고, 연내 매장을 열 계획이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