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선관·투구·갑옷세트 등… 日, 조선왕실 물품 소장 첫 인정

입력 2012-04-24 00:15


일본 국립박물관이 조선왕실 물품들을 소장하고 있다고 23일 처음으로 인정했다. 따라서 이들 물품에 대한 환수 논의에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박물관 측은 이날 오후 일본 중의원 제2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 시민단체와 간담회에서 조선왕실에서 사용한 익선관(翼善冠)과 투구(사진), 갑옷 세트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임금의 익선관은 임금의 정무복식인 곤룡포(袞龍袍)에 갖춰 쓰는 관모(冠帽)로써 정치권력의 최고 상징물이다. 우리나라 전역을 헤집은 도굴왕인 오쿠라 다케노스케가 일제강점기에 수집한 물건이 대부분인 ‘오쿠라 컬렉션’의 하나다. 이 컬렉션 목록에는 익선관의 주인이 고종황제였다고 적혀 있다.

조선왕실에서 고종 때까지 전해 내려오던 제왕의 투구와 갑옷 역시 ‘오쿠라가 컬렉션’에 들어 있다. 조선제왕 투구는 양옆에 용과 봉황이 새겨져 있다. 투구 양옆에 날개가 붙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에서 아직 발견된 적이 없다. 이들 문화재는 특히 일제가 강탈했거나 불법 유출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단체인 ‘문화재제자리찾기’는 지난해 말부터 이들 문화재 환수운동을 전개하고 있어 조만간 일본 박물관 측에 특별관람 요청 등 환수 작업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