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랑드·사르코지 결선 진출, 르펜 18% 득표 ‘기염’… 佛대선 극우파 표심이 승부 가른다
입력 2012-04-24 00:18
22일 치러진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어 1, 2위 득표자인 프랑수아 올랑드(57) 사회당 후보와 집권당인 대중운동연합(UMP)의 후보인 니콜라 사르코지(57) 대통령이 결선에 진출하게 됐다. 올랑드 후보는 28.6%의 지지율로 1위를 기록하며 27.1%를 얻은 사르코지 후보를 제쳤다. 이번 선거에선 3위 극우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43) 후보가 예상보다 높은 17.9%의 득표율을 기록해 내달 6일 결선 투표에서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될 전망이다.
◇프랑스 대선 극우 기염=투표자 5명 중 1명꼴로 반이민정책을 내건 국민전선의 르펜을 찍었다. 이는 2002년 대선 1차 투표에서 그녀의 아버지 장마리 르펜이 얻었던 16%를 웃돌았다는 점에서 정가에 던지는 충격이 크다고 영국 BBC 방송은 23일 보도했다.
투표 종료 후 그녀는 “이제 시작이다. 우리는 좌파에 대한 유일한 반대세력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따라서 사르코지의 구애가 예상된다. 문제는 르펜이 지지자들에게 특정 후보를 지지하라는 지침을 내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또 유로 탈퇴를 주장하는 등 유럽연합(EU) 정책에서 사르코지와 입장차가 있다. 사르코지가 극우표를 얼마나 끌어올 수 있을지에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올랑드는 결선 상정 여론조사에서 사르코지를 두 자릿수로 따돌렸다. 이변이 없는 한 17년 만에 좌파 정권이 재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4위를 기록한 좌파 후보 장뤼크 멜랑숑(61)이 올랑드 후보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혀 승리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덴마크,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도 극우의 부상에 경계감을 표시했다. 빌리 소브날 덴마크 외무장관은 23일 “덴마크 핀란드에 이어 프랑스에서 극우가 부상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프랑스 대선, 유로존 정책 추 흔들어=좌·우파 중 어느 쪽이 이겨도 대선 최종 결과는 EU 정치지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내에서 독일 다음으로 경제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사르코지 대통령과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메르코지 동맹’이란 조어를 낳을 정도로 유로존 경제 내에서 내핍 정책에 함께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반대로 올랑드는 성장을 이끌어내야 한다며 유로존의 긴축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
프랑스에서 좌파 대통령이 탄생할 경우 유럽의 정치는 보다 ‘좌클릭’할 것으로 정치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유럽 금융시장은 23일 좌파 정권 탄생 가능성에 불안감을 표출했다. 프랑스 1.28%, 런던 1.34%, 스페인 2.68% 등 주요국 증시가 줄줄이 폭락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