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9호선 “사과 용의… 요금인상 연기할 수도”
입력 2012-04-23 21:53
박원순 시장 “사장해임·사업자 취소·매입 검토”
서울시메트로9호선㈜ 측이 협의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요금인상을 공지한 것에 대해 서울시에 사과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따라서 요금인상 관련 협의가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메트로9호선 정연국 사장은 “주요 주주들이 24일 임시 회동하는 자리에서 6월 16일로 공지한 요금 인상 날짜를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며 “요금인상 시기를 연기하기로 결정이 되면 시민들에게 잘못된 내용을 알린 것에 대해 공식 사과할 것”이라고 23일 밝혔다.
정 사장은 또 요금인상에 대한 시민들의 부정적인 여론을 감안해 “이르면 5월 첫째 주에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메트로9호선㈜의 주주협약에는 한 주주가 다른 주주에게 손해를 입히는 결정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주주들 간 의견 대립이 예상된다.
메트로9호선 측은 요금인상을 연기하는 전제조건으로 서울시가 요금협상을 언제까지 완료하겠다는 기한을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병한 시 교통정책과장은 이에 대해 “메트로9호선 측이 사과의 뜻을 시에 전달한 게 없다”면서 “사과 형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진정성이 담겨 있어야 하고 조건을 달더라도 합리적이고 시민들이 수긍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하철9호선 요금인상과 관련해 사장 해임과 사업자 지정 취소, 매입 등의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협상을 통해 해결하고 싶지만 최악의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메트로9호선 정 사장의 해임 요구를 위한 청문을 다음달 9일로 확정하고 고소도 불사하겠다는 강경 방침을 통보했다. 메트로9호선 측도 부정적인 여론을 외면한 채 요금인상을 강행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여서 요금인상 갈등은 새 국면을 맞았다.
김칠호 기자 seven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