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스파이더맨’ 잡았다… 빌려 쓰는 척 여성 휴대전화 상습 탈취
입력 2012-04-23 19:13
젊은 여성의 스마트폰을 잇따라 훔친 ‘블랙 스파이더맨’이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도박중독자였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23일 검은 옷에 검은 오토바이 타고 젊은 여성에게 접근해 휴대전화를 빌려 쓴 뒤 그대로 갖고 달아난 혐의(절도)로 박모(30)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또 박씨에게 오토바이를 빌려주고 훔쳐 온 스마트폰을 사들인 장물업자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2월부터 서울과 경기도를 오가며 오토바이를 탄 채로 스마트폰 120여대(시가 1억2000만원 상당)를 훔쳐 대당 30만∼50만원에 넘겨 4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택배기사 행세를 하거나 길을 물어보는 수법으로 젊은 여성에게 다가가 “휴대전화 배터리가 떨어졌으니 전화 한 통만 쓰게 해 달라”고 한 뒤 통화하는 척하다가 그대로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결과 박씨는 젊은 여성이 의심 없이 휴대전화를 빌려주는 것에 착안해 범행 대상으로 정했으며,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같은 지역에서 2∼3차례 범행을 하면 지역을 옮겼다. 박씨는 주점을 운영하며 많은 돈을 벌었으나 카지노와 경마장 등 도박으로 탕진한 뒤 범행을 시작했다. 박씨는 범행으로 챙긴 4000여만원도 사설 스포츠토토 게임으로 모두 쓴 것으로 조사됐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