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다단계’ 신종 금융사기단 적발… “100조대 韓中 컴퓨터 합작 상장되면 수백배 차익”
입력 2012-04-23 19:12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3일 노인과 퇴직자들을 상대로 해외 합작사업 등을 빙자해 비상장 주식 투자금으로 거액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상 사기)로 투자대행 업체 대표 이모(55)씨를 구속하고 직원 김모(50)씨 등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2006년 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서울 강남에 본사를 두고 부산과 울산 등에 전국적 조직망을 구축했다. 이들은 그동안 김모(67·여)씨 등 노인과 퇴직자 등 2496명을 상대로 “액면가 100원짜리 주식이 상장되면 최소한 수백 배 오를 것”이라고 속여 194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중국과 100조원대의 컴퓨터 합작사업, 브라질과 70조원대 대륙횡단 철도사업, 12개 상장사 인수사업 등 7개 대형 투자사업에 대한 사업설명회를 열고 참석한 노인들에게 점심값을 지원했다. 또 현장에서 주식 1주를 공짜로 나눠주는 방식으로 노인들을 유혹했다.
이들은 사업설명회 과정에서 현지 관계자들과 찍은 사진을 보여주는 등 허위 과장광고를 통해 노인들을 꾀었고 투자자 모집 실적 등에 따라 수당을 지급하는 피라미드 방식도 활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비상장 주식 사기와 다단계 금융 피라미드를 결합한 신종 금융 범죄”라며 “피해자들은 컴퓨터나 주식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노년층이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