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당내 세 대결로 본 대권경쟁] 새누리당, 1强에 맞선 합종연횡
입력 2012-04-23 18:49
여야 대선후보 경선은 세력 싸움에서부터 시작된다. 당내에서 다수 세력을 확보해야 국민지지도가 올라가고, 그것이 세력을 더욱 키우는 상승작용을 하게 된다. 새누리당의 경우 세력 싸움에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절대 우위에 있지만, 민주통합당은 판세가 뚜렷하지 않다. 8월쯤으로 예정된 양당 후보 경선을 앞두고 세력간 합종연횡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 대권 레이스가 본격화되면서 4·11 총선 이후 재편된 당 세력 분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김문수 경기지사가 22일 대선 출마 선언에서 언급한 대로 친박(親朴) 대 비박(非朴)의 구도는 ‘압도 대 절대불리’ 형국이다. 비박 주자들 사이에서 연대 모색과 함께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합창하고 있는 것도 미약한 세를 만회하기 위한 포석이다.
총선 이후 달라진 ‘박근혜당’의 위세는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5·15 전당대회를 앞두고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차기 대선을 관리할 새 당 대표에 ‘수도권 대표론’이 부상하면서 중립 성향의 황우여 원내대표와 쇄신파 남경필 의원이 거명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스스로가 직접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은 친박근혜계 눈치를 보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친이명박계는 물론이고 당 혁신을 주장하던 쇄신파 목소리마저 찾기 힘들 정도다.
남 의원과 황영철, 홍일표, 김세연, 권영진, 구상찬, 임해규, 주광덕 의원 등 쇄신파 8명은 지난 16일 회동을 갖고 활로를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40대 5선 경력을 바탕으로 수도권 대표 물망에 오른 남 의원은 지난 17일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에서 쓰임이 있다면 (당 대표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개인이 스스로 나서서 어떤 자리를 하고 싶다고 말할 사항은 아니다”고 했다. 친이계 출신 쇄신파로 평소 거침없는 언행을 불사했던 정두언 의원 역시 20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위원장 의중에 달려있다. 내가 뭘 하겠다고 해도 안 되는 상황”이라며 “당 대표에 도전하겠다는 생각은 애당초 안 한다”고 밝혔다.
국회의장, 원내대표, 국회 주요 요직도 친박계 독주 기류가 흐른다. 6선 고지에 오른 충청권 대표주자 강창희 당선자는 국회의장 후보로 거명되고 있고 백의종군한 김무성 의원은 당이나 대선캠프에서 역할론이 제기된다.
원내대표에는 부산의 4선 서병수 의원, 사무총장에는 친박계 3선 핵심 최경환 의원, 국회 상임위원장에는 중진으로 부상한 김태환, 유정복, 황진하, 한선교 의원 등이 맡을 것이란 전망이 있다. 홍사덕 의원과 서청원 김용환 고문 등 원로그룹과 이성헌, 이혜훈, 구상찬, 이정현 의원 등 원외가 된 친박 인사들도 캠프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친이계와 잠룡들이 운신할 폭은 거의 없어 보인다. 범친이계 인사 중에는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을 비롯해 정의화, 윤진식, 이병석, 심재철, 정병국, 이군현, 김영우, 조해진, 권성동, 김희정 당선자 정도가 명맥을 유지했다. 이들 중 5선에 오른 정 의원이 국회의장을 희망하고 있고 4선에 오른 이병석 의원이 원내대표 출마를 준비 중이다. 당 대표 주자 후보는 이름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김 지사 측근인 차명진, 임해규 의원은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고 정몽준 의원의 경우 측근인 전여옥, 이사철, 정양석, 정미경 의원 등이 낙선하고 안효대 의원 정도가 남았다.
정재호 기자 j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