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원인을 알 수 없는 손 떨림 증상… 고강도 초음파 치료술 ‘도움’
입력 2012-04-23 17:55
손을 앞으로 쭉 뻗고 손가락을 벌렸을 때, 수저로 국물 같은 것을 떠먹을 때 손을 떠는 사람들이 있다. 혹시 무슨 병이 있는가 싶어 병원을 찾아 검사를 해 봐도 특별한 신경계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신경과 의사들은 이런 경우를 ‘과장성 생리적 진전’ 또는 원인불명의 본태성 진전이라고 말한다. 40세 이상 인구에서 약 5.5%가 갖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실로 적지 않은 숫자다.
손 떨림 증상은 알코올 금단이나 중금속 중독, 과도한 불안증, 저혈당증, 파킨슨병 등이 있을 때 나타날 수 있다. 이때는 원인 질환을 없애면 증상이 사라진다. 그러나 본태성 진전과 같이 뚜렷한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 특정 행동을 할 때만 손이 떨리기 때문에 그냥 참고 지내는 사람들이 많다.
무슨 방법이 없을까. 이럴 때 고강도 초음파 치료술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임상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의료원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장진우 교수팀은 고강도 초음파를 손 떨림을 유발하는 뇌 조직에 집중적으로 때리는 방법을 국내 처음으로 도입, 지난달 초 본태성 진전 환자 2명을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른바 고집적 초음파 수술로 불리는 이 치료법은 MRI를 통해 뇌 안의 어느 부위에 이상이 생겨 손이 떨리게 되는지 확인한 뒤 몸 밖에서 인체에 무해한 초음파로 문제의 (뇌)조직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신의료술이다.
장 교수팀은 이 시술이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모든 원인불명의 본태성 진전 환자들은 물론, 고령이나 건강상 문제로 ‘뇌심부자극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가 어려운 수전증 환자들의 치료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 교수팀은 올 상반기 중 강박장애 환자들에게 이 시술을 적용, 과도한 불안증으로 손이나 몸을 심하게 떠는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도 도움이 되는지를 검증할 계획이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