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유산소송… 처음 입 연 이맹희 “건희 어린애 같은 발언 형제지간 불화만 가중” 직격탄

입력 2012-04-23 22:13

유산 상속분 청구소송을 둘러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형제들 간 다툼이 점입가경이다.

이 회장의 맏형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은 23일 법무법인 화우를 통해 보도자료를 내고 “건희는 현재까지 형제지간에 불화만 가중시켜왔고 늘 자기 욕심만 챙겨왔다”며 “한 푼도 안 주겠다는 그런 탐욕이 이번 소송을 초래한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최근에야 건희가 숨겨왔던 그 엄청난 차명재산이 세상에 알려진 것이 그 증거가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맹희 전 회장이 지난 2월 이 회장을 상대로 7100억원대의 상속주식 청구소송을 낸 이후 입을 연 것은 처음이다. 화우는 이날 보도자료와 함께 1분32초 분량의 이 전 회장 육성파일을 공개했다.

이 전 회장은 또 “삼성가의 장자로서 삼성이 더욱 잘되길 바랐는데 최근에 건희가 어린애 같은 발언을 하는 것을 듣고 몹시 당황했다. 앞으로 삼성을 누가 끌고 나갈 건지 걱정이 된다”고 공격했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나 “한 푼도 줄 수 없다. (이번 소송을) 대법원이 아니라 헌법재판소까지라도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이 소송이 헌법재판소까지 갈 일이냐. 이 소송은 내 뜻이고 내 의지다”면서 “삼성을 노리고 이런 소송을 하는 게 아니라 진실을 밝혀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것이 내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소송에 가세한 누나 이숙희씨도 “이 회장의 ‘수준 이하의 자연인’이라는 발언은 명색이 자신의 형과 누나인 우리를 상대로 한 말로서는 막말 수준이라 할 수밖에 없다. 그 발언을 듣고 정말 분개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한 푼도 상속재산을 받은 사실이 없으며 이번에 문제된 차명 주식의 존재도 몰랐기 때문에 차명주식에 대해 일절 합의해준 바가 없다”면서 “이 회장이 ‘선대 회장 때 다 분재됐다’는 거짓말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의 ‘한 푼도 못 주겠다’는 발언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이 회장의 재산을 빼앗으려는 것이 아니라 이 회장이 25년간 숨겨왔던 내 재산을 되찾으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 측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의 윤재윤 변호사는 “(소송 관련해서는) 재판절차 안에서 밝혀질 것이고 이달 안에 준비서면을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지난번 이 회장 발언은 삼성을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연장선상에서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