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당내 세 대결로 본 대권경쟁] 민주통합당, 절대강자 없는 ‘3파전’

입력 2012-04-23 21:59

여야 대선후보 경선은 세력 싸움에서부터 시작된다. 당내에서 다수 세력을 확보해야 국민지지도가 올라가고, 그것이 세력을 더욱 키우는 상승작용을 하게 된다. 새누리당의 경우 세력 싸움에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절대 우위에 있지만, 민주통합당은 판세가 뚜렷하지 않다. 8월쯤으로 예정된 양당 후보 경선을 앞두고 세력간 합종연횡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통합당은 친노(親盧)세력과 비노(非盧)세력, 제3세력으로 삼분돼 있다. 올 1월 통합전당대회와 4·11 총선을 통해 친노세력이 당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 전당대회에서 친노그룹은 한명숙 후보와 문성근 후보가 각각 1, 2위를 차지함으로써 당권을 장악했다. 한명숙 전 대표가 총선 실패의 책임을 지고 2선으로 물러났지만 문성근 최고위원이 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있다.

친노세력은 총선에서도 약진했다. 한 전 대표가 비례대표로 배지를 달았으며 이해찬 상임고문이 세종시에 출마해 당선됐다. 문희상 원혜영 신기남 유인태 당선자 등 중진들이 친노 중심세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신계륜 유기홍 김태년 윤호중 전해철 박남춘 박범계 서영교 윤후덕 진선미 배재정 김현 당선자도 친노그룹으로 분류된다.

친노세력은 문재인 상임고문과 김두관 경남지사 등 2명의 대선주자를 컨트롤하며 대선정국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6월 당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에는 이해찬 고문이 친노 대표주자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 고문은 대선 때 어떤 형태로든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비노세력은 박지원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하는 호남인맥이 핵심이다. 박 최고위원은 전당대회에서 4위에 그쳤으며, 총선 공천 과정에서 홀대를 당했다. 하지만 20여명의 호남출신 의원은 상당히 큰 세력이다. 박 최고위원은 대선후보 경선에서 친노세력과 각을 세울 수밖에 없는 손학규 상임고문과 손을 잡는 형세다. 박 최고위원은 손 고문과의 연대설에 대해 “그렇게 진전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지만 두 사람이 최근 오찬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협력 가능성이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다.

당장 박 최고위원이 대표 경선에 나설 계획이어서 이때 손 고문이 공개적으로 지지선언을 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두 사람의 연대에는 이용득 당선자 등 한국노총 세력이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3세력은 친노, 비노에 속하길 거부하는 무당파를 지칭한다. 총선에서 대거 당선된 486세력이 핵심이다. 오영식 이인영 우상호 김현미 민병두 당선자가 대표적이다. 유은혜 임수경 당선자도 이 부류에 속한다. 이학영 남윤인순 송호창 김기식 당선자 등 시민사회세력, 김관영 김성주 이언주 최원식 당선자 등 전문가 그룹도 독자적인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 제3세력에 특별히 관심을 갖는 사람은 김한길 당선자다. 4선이 된 김 당선자는 당이 친노와 비노로 갈라진 상황에서 무당파 세력을 한데 모아 대표 경선을 치르고, 대선정국에서도 일정한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하지만 제3세력의 경우 연대감이 약해 대표 경선과 대선후보 경선 때 친노, 혹은 비노세력으로 뿔뿔이 흩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런 가운데 486세력이 우상호 당선자를 대표 경선에 내세우고, 최고위원인 이인영 당선자를 대선후보로 미는 방안을 모색 중이어서 주목된다.

성기철 기자 kcs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