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이제선] 지속가능한 커뮤니티를 위하여

입력 2012-04-23 18:13


최근 선진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도시정책 중 하나는 지속 가능한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각국은 지속 가능성을 위한 경제·사회·환경적 요소를 필수적인 3가지로 간주하고 각각의 가치를 증진시키고자 하는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무주택 서민과 저소득층의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2009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보금자리주택은 선진국처럼 지속 가능한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라고 볼 수 있겠다.

먼저 경제적 관점에서 보금자리주택은 부담 가능한 주택을 다양한 유형으로 공급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경제적 요소의 가치를 증진시키고자 하는 정책으로 볼 수 있다. 보금자리주택은 70% 이상을 60㎡ 이하로 공급하고, 주택구입이 어려운 계층에게 부담 가능한 다양한 주택유형을 공급함으로써 주거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그러나 부담 가능한 주택을 공급하는 것에 치중한 나머지 도시기반시설투자 부족,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주택가격 편차 발생 및 대기자 양산 등과 같은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중교통수단에 대한 접근성 확보와 함께 공공과 민간의 역할 구분을 통한 공존 모색 및 지속적인 사업추진 등이 요구된다.

사회적 관점에서 보금자리주택은 주택 소유형태나 소득에 따른 차별성이 없는 다양한 주거타입과 소득계층이 혼합되도록 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가치를 증진시키고자 하는 정책이다. 보금자리주택 150만호는 분양주택이 70만호이고 임대주택이 80만호로서 저렴한 공공분양·민간분양주택을 적절히 배분해서 공급하고 있다.

또한 GB의 보금자리주택은 그동안 도시외곽 위주의 주택공급정책에서 벗어나 도심 인근에서 저소득층도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하고 있다. 다만 임대주택과의 혼합에 대해 일부 국민들은 막연한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으므로 사회통합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게 하는 옥외공간 등을 계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환경적 관점에서 보금자리주택은 품질 향상의 일환으로 저에너지 녹색 주거환경조성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환경적 가치를 증진시키고자 하는 정책이다.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주택은 에너지소비 감소, 환경오염 최소화 및 삶의 질 향상을 가능케 한다. 선진국에서 사용하는 지역의 지속성 점검, 지속 가능한 주택코드 및 생애주기 주택인증 등과 같이 지속 가능한 주택을 공급하려는 노력을 보금자리주택에 적용한다면 환경적으로 좀 더 지속 가능한 커뮤니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보금자리주택은 국민들에게 주거에 대한 기회의 형평성과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가능성을 준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보금자리주택 사업 진행에서 나타나는 문제점들을 보완해 한 단계 더 성숙된 주택정책이 될 수 있도록 고민해 볼 때다.

이제선 연세대 교수 도시공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