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非朴연대 공격, 위력 얼마나…
입력 2012-04-23 22:00
정몽준 “박근혜 위원장은 변화 두려워하고 국민 무시”
비(非)박근혜 연대는 새누리당 대선 경선에서 위력을 보일까?
비박 연대로 거론되는 인사들은 김문수 경기지사와 정몽준 이재오 의원, 그리고 김태호 의원과 당 밖의 정운찬 전 총리 등이 있다. 연대라고 불리기에는 아직 확실한 울타리를 치지 않았지만, 경선이 다가올수록 새누리당 역학구도상 이들이 정치적으로 뭉칠 가능성은 아주 높다.
이들은 박 비대위원장 독주로는 정권 재창출이 불가능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특히 이미 출마 선언을 한 김 지사와 오는 29일과 다음달 10일쯤 각각 선언할 것으로 알려진 정 의원과 이 의원 등 3인방이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 새누리당의 경선 판을 다시 짜보자는 취지다. 비박 연대는 이 세 사람이 중심이 되면서 김태호 의원과 정 전 총리, 그리고 쇄신파 등 친박과 거리를 두고 있는 의원들이 가세하는 모양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몸집 불리기=3인방은 일단 각자 경쟁 체제로 들어가는 수순을 밟고 있다. 정권 재창출의 당위성과 자신이 새누리당 후보로서 적절하다는 취지로 선거 운동에 돌입했거나 시작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박 위원장에 대립각을 세우면서 정치적 연대가 형성될 것이 확실하다. 한목소리로 박 위원장을 공격하고, 박 위원장이 껄끄럽게 여기는 부분까지도 거론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비박 연대는 김 지사가 제안한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정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변화를 두려워하고 국민을 무시하는 발상”이라고 공격했다. 김 지사 측근인 차명진 의원도 회견을 갖고 “1인 지배 정당” “독재적 발상”이라고 맹공했다. 이에 박 위원장은 “매번 선수에게 룰을 맞추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룰의 전쟁’이 시작됨으로써 친박 대(對) 비박 연대의 전선은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조만간 정두언 김용태 안형환 의원 등이 완전국민경선제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져, 박 위원장 공격을 통한 잠룡들의 몸집 불리기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후보 단일화=“계란으로 바위 치기”라고 김 지사가 표현했듯이 이들이 개별적으로 박 위원장을 꺾는 것은 현 구도상 불가능에 가깝다. 벌써부터 후보 단일화 필요성이 나오는 이유다. 당내에서도 결국 비박 연대의 후보 단일화가 박 위원장 대항마를 세우는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비박 연대 각자가 몸집 불리기를 하면서, 경선 과정에서 비박 연대 내에서 사실상 ‘소(小) 경선’을 함으로써 단일화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제고시킬 수 있다. 흥행이 제대로 된다면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시선을 다시 새누리당으로 이끌어 올 수 있다.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청와대 개입설이 불거질 수도 있다. 청와대는 부인하고 있지만 김 지사와 대통령의 교감설, 이 의원 역할과 관련된 청와대의 묵인설 등이 당내에서 벌써부터 회자되고 있다.
여론조사전문기관인 GH코리아의 지용근 대표는 비박 연대가 목소리를 높일 경우 “정치적으로 흥행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김종인 전 비대위원은 평화방송에 출연해 김 지사와 정·이 의원 등 3인방의 연대와 관련, “각자 출마해 경선 막바지에서 박 위원장에 대항해 연대하는 것은 그때 가서 봐야 할 문제”라며 “그 자체가 박 위원장에게 위협적으로 다가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 절하했다. 결국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의 흥행 성과와 단일화 성사가 비박 연대의 파괴력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명호기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