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흑인 여성경호원, 스타로 떠올라… 남미서 성매매 백악관 경호원들 단호한 조치

입력 2012-04-23 19:25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의 성매매 행위로 남성 위주의 경호원 ‘마초’ 문화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당시 깔끔한 일처리로 활약한 흑인 여성 경호원이 영웅으로 떠올랐다.

SS 남미지역 담당 책임자인 폴라 리드(46·여)는 지난 12일 출장지 콜롬비아 카르타헤나에서 믿기 어려운 보고를 받았다. 한 현지 매춘여성이 대통령 경호원과 화대 문제를 놓고 시비가 붙어 호텔에서 난동을 부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미주기구(OAS) 정상회의를 위해 콜롬비아를 방문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도착이 24시간도 채 남지 않았지만 침착하게 부하직원들에게 문제의 호텔에서 경호원들의 투숙기록을 모두 찾아내도록 했다. 이어 성매매 연루 경호원 전원을 콜롬비아에서 떠나도록 하고 대체요원들을 투입했다. 본국의 상관에게는 ‘부적절한 행위’의 초기 증거가 있다는 사실도 보고했다.

비밀경호국 관계자들은 당시 리드가 현장 상황을 장악한 것은 마크 설리번 비밀경호국장의 지시였지만 다른 간부가 책임을 떠맡았다면 그만큼 강력한 조치는 어려웠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메릴랜드주 캘버트 카운티 출신의 리드는 미혼으로, 메릴랜드대를 졸업한 뒤 25세의 나이로 비밀경호국에 취직했다. 당시로서는 흑인여성이 경호원으로 일한다는 게 생소했고 입사 초기 비밀경호국 내부의 인종차별 문제와 관련한 집단소송에도 참여하면서 순탄치 않은 사회생활을 경험했다.

그러나 남성 요원들을 압도하는 노력으로 그는 2004년 비밀경호국 마이애미지부의 감독관으로 승진했고, 2007년 워싱턴DC로 잠시 돌아온 뒤 올 초 마이애미지부의 최고책임자로 남미지역을 담당하게 됐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